출마 선언했다 촌극으로 끝난 ‘왕자의 난’
  • 파리·최정민 통신원 ()
  • 승인 2008.02.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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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에 불과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아들 쟝 사르코지(사진)가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물러나는 촌극이 벌어졌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아버지에 못지않은 아들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건은 지난 2월11일 사르코지가 브라질을 순방하는 와중에 터졌다. 사르코지가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첫 관문이자 그의 텃밭인 파리 근교 누이쉬르센 시에 출마하는 후보를 두고 여당 내부에서 갈등이 폭발했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사르코지의 아들인 쟝 사르코지가 있었다. 사태는 사르코지가 지역 민심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인선을 주도한 데서 출발했다. 사르코지의 뒤를 이은 이 지역 시장은 주민들의 지지를 받는 쟝 크리스토프 프로마탕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사르코지가 엘리제궁 대변인인 다비드 마르티뇽을 이곳에 출마하도록 강력하게 권유한 일에서 싹텄다. 그러나 마르티뇽의 지지율이 형편없이 떨어지자 급기야 사르코지의 아들인 쟝 사르코지가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쟝 사르코지가 지지율이 부진하던 마르티뇽 대변인을 도와주기로 나섰다가 자신이 직접 칼을 빼든 일이다. 마르티뇽 대변인은 결국 후보직을 사퇴하고 대변인직까지 내놓았지만 순방 중인 사르코지는 사표를 즉시 반려했다. 당 집행부는 이 파문을 방어하기 위해 야간 모임을 열어야 했다.
드라마틱했던 왕자의 난은 하루 만에 잠재워졌다. 정부 여당인 대중운동연합의 심사위원회가 현 시장인 쟝 크리스토프 프로마탕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정계에 화려하게 입문하려던 쟝 사르코지는 일단 그 꿈을 미루게 되었다. 시작부터 체면을 구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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