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켓의 주인은 시민 여러분입니다”
  • 김지혜 기자 karam1117@sisapress.com ()
  • 승인 2008.03.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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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예술창작센터 김영등 대표
 
“일상과 예술 사이에 벽을 둘 필요가 없습니다. 시민이 작가처럼, 작가가 시민처럼 창작하고 표현할 공간이 필요합니다.” 일상예술창작센터의 김영등 대표(39). 그는 예술을 말할 때 ‘일상’과 어우러진 ‘창작’을 강조한다. 어떤 형태의 예술이든 일상을 벗어난 창작은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이런 지론을 실현하기 위해 2002년 6월부터 햇수로 7년째 프리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곧바로 들리는 <토요일에 비오지 마라>라는 로고송이 강조하듯이, 프리마켓은 비만 오지 않으면 홍대앞 놀이터에서 변함없이 열린다. 여기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생활 창작 아티스트’라고 불린다. 이들은 직접 그림을 그린 티셔츠나 모자, 수공예 장식품, 열쇠고리, 휴대전화 줄 등 자신의 개성을 한껏 살린 창작품들을 프리마켓에 내놓는다.
프리마켓에 관한 아이디어는 2002년 월드컵 열기가 뜨거웠을 당시 ‘홍대-신촌 문화포럼’에서 처음 나왔다. 당시 포럼 사무국장이었던 김대표는 문지기를 자처해 지금까지 마켓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관심과 호응을 받으면서 지속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프리마켓이 안정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구청 직원들이 수시로 찾아와 철수하라고 압력을 넣었고, 때로는 쫓겨나기도 했다. 액세서리나 구제 의류를 파는 노점 상인들이 찾아와 “비슷한 물건을 파는 것 같은데 우리는 왜 끼워주지 않느냐”라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뜻있는 사람들을 많이 참여시켜 서명운동과 함께 구청측을 설득해 프리마켓을 지켜낼 수 있었다. 그는 일상 예술과 창작에 필요한 소중한 공간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김대표는 홍대앞 라이브클럽 ‘빵(BBang)’의 주인으로도 유명하다. ‘빵’에서는 저예산 독립영화도 상영하고 인디밴드들의 공연도 연다. 홍대앞 클럽에서 모던락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곳이다.
김대표는 “빵의 경영은 적자이다. 경제적 수익만 생각하면 진작 문을 닫았어야 한다. 그러나 빵 역시 프리마켓과 마찬가지로 일상 예술과 창작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창작 의욕에 넘치는 아티스트들을 위해 어렵지만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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