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외제차도 싸게 산다
  • 심정택 (자동차산업 전문가) ()
  • 승인 2008.03.17 16: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고 수입차 시장, 거품 뺀 가격으로 온라인에서 성업 중…신차에 비해 30~50% 저렴

 
수입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수입 중고차 또는 중고 수입차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경매장이나 중고 전문 업체를 통한 공식 시장보다는 차량 보유자끼리의 당사자 거래가 훨씬 큰 규모를 이루어왔다. 그러나 수입차 부문은 공식 시장이 처음부터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신차와 달리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는 중고차는 재고에 대한 투자 부담 때문에 온라인 전문 업체 중심의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수입 중고차 거래로 가장 명성이 높은 곳은 보배드림(www.bobaedream.co.kr)이다. 국산차를 포함해 최대의 중고차 매물을 보유하고 있는 SK엔카(www.encar.co.kr)도 같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중고 수입차는 크게 해외에서 직접 들여온 경우와 국내에서 매물이 나온 경우로 나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특히 일본 시장에서 나온 매물들이 ‘품질이 우수하다’는 식으로 알려져 선호도가 높다. 이는 국내 업체가 일본 경매 업체에 직접 참여해 중고차를 수입해 오는 관행 때문이기도 하다.


신차가 이삿짐 형태로 들어와 중고차로 팔리기도

국내 수입 중고차 시장의 특이 사항은 이른바 ‘중고 신차 판매’의 활성화이다. 이는 수입 신차가 국내에서는 유독 고가에 팔리는 데다 이로 인해 유통 관행에서 벗어난 병행수입차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중고 신차 판매 활성화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동부 지역 등에서 국내 운송 업체들이 현지에서 신차를 구입해 이를 이삿짐 형태의 중고차로 처리해 국내로 반입해 파는 것이다.
수입차 업체 중 중고차 사업을 독자적으로 하고 있는 곳으로는 BMW가 대표적이다. BMW코리아는 지난 2005년 10월부터 ‘프리미엄 셀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중고차 관리 및 판매에 나서고 있다. 회사측은 “BMW 중고차 가격이 여타 수입차에 비해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중고차 사업을 직접 관할하지 않고 있는 도요타의 경우 렉서스가 중고차 시장에서 명성에 비해 푸대접을 받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 렉서스가 ‘1년만 타면 반값이 된다’는 불평도 터져나온다. 올해 들어 주춤해지고 있는 렉서스 판매 부진 현상의 원인 중 하나가 중고차 가격 관리가 허술해서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도요타코리아는 대중차 브랜드 도요타의 한국 시장 상륙을 앞두고 중고차 사업 부문의 활성화를 고민하고 있다.
포드코리아의 딜러인 선인자동차 역시 중고차 판매 사이트인 바이포드(buyford.co.kr)를 운영 중이다. 크라이슬러, 포르쉐, 벤츠 역시 중고차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공식 수입 업체들이 직접 중고차 사업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자사 브랜드 차의 잔존 가치를 높여 신차 판매를 촉진시키고자 하는 데 있다. 중고차 사업 부문이 사업 단위가 되기 위해서는 매물을 많이 확보해야 하는데 기존 신차 판매 중심의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대부분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수입차 업체들도 중고차 시장 진출 고민

수입 중고차는 국산 중고 차량에 비해 감가율(減價率)이 높은 편이다. 수입차는 출고된 지 1년 정도 된 중고차의 감가율이 25% 정도이다. 물론 차종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일부 차종의 경우는 출고된 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감가율이 50%를 넘어서기도 하는 등 대다수 수입 중고차는 신차 가격에 비해 30~50% 정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국내 최대 수입 중고차 매매단지로 전국 수입 중고차 거래의 80% 이상이 거래되고 있는 서울오토갤러리의 한 관계자는 “1년에 2만Km 정도 주행한 수입 중고차의 경우 신차에 비해 20~30% 정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입 중고차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이유는 수입 신차 거래시 형성된 거품이 제거된 채 거래되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소모성 부품을 포함한 유지·보수비가 국산차 대비 4~5배가 들기 때문에 중고차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