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병장은 진실을 알고 있다
  • 이재현 기자 yjh9208@sisapress.com ()
  • 승인 2008.03.3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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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원 21명, 사망 20명, 실종 1명…그 GP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영화 <알포인트>로 우리에게 알려진 공수창 감독이 4년 만에 <GP506>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었던 전쟁 공포물 <알포인트>는 보고 나서도 줄거리가 잘 짚이지 않는 영화였다. 전쟁이라는 소재로 공포물을 만든 감독은 아마 공감독이 세계 최초가 아닌가 싶다. <GP506> 역시 미스터리 수사극이라는 표제를 달고 나왔어도 영화에서 차지하는 공포가 적지 않다. 베트남 전쟁에서 비무장지대로 시·공간을 넘어왔지만 이 영화는 <알포인트>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GP는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최전방 초소다. 각 GP마다 소대 병력이 정해진 구역을 맡아 경계를 서는데 이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가면 아무나 나올 수 없는 밀폐된 공간이다. 소대장은 GP장으로 불리며 소대원들을 통제한다. 공감독은 이 밀폐된 공간에 주목했다.
어느 날, GP506으로 한 무리의 부대원이 들이닥친다. 정해진 시간마다 본대와 무전 교신을 해야 하는데 연락이 없었던 것이다. 결과는 참혹했다. 소대원 전원 몰살. 내무반은 피로 범벅이 되었다. 사단 본부 수사관인 노성규 원사(천호진 분)는 먼저 현장을 보존하려고 하지만 사건을 보고 받은 본대에서는 빨리 시신을 수습해 보내라고 야단이다.
이유는 GP506의 GP장이 육군 참모총장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사건을 빨리 은폐하기 위해서라도 현장을 없애야 했다. 그러나 그때까지 유일한 생존자 강상병(이영훈 분)은 얼이 빠졌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사병들의 시체는 19구. 하나가 빈다.

마지막 생존자 GP장은 참모총장의 아들

노원사는 GP를 다시 뒤지게 했고 드디어 멀쩡하게 살아남은 GP장 유중위(조현재 분)를 발견한다. 유중위는 입을 다문 채 GP를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 사이에 구급차에 누워 있던 강상병이 죽고 마지막 생존자이자 용의자인 유중위는 노원사의 허락을 받아 구급차와 함께 GP를 빠져나간다. 하지만 장대비 속에 길이 끊어지면서 구급차와 20구의 시체와 유중위는 다시 GP로 돌아온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 시점을 엇갈리며 보여준다. 마병장이 GP장의 명령에 따라 부대원 둘을 데리고 풀을 깎으러 GP 밖으로 나간다. 그런데 이들이 제 시간에 복귀를 하지 않는다. GP장은 이들을 찾기 위해 소대원을 소집하고 그 와중에 이들이 복귀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병장과 두 부대원의 행동이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화는 시종일관 도대체 누가 왜 소대원들을 죽였을까 하는 의문으로 끌려 나간다. 하지만 단서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4월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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