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알포인트>로 우리에게 알려진 공수창 감독이 4년 만에 <GP506>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었던 전쟁 공포물 <알포인트>는 보고 나서도 줄거리가 잘 짚이지 않는 영화였다. 전쟁이라는 소재로 공포물을 만든 감독은 아마 공감독이 세계 최초가 아닌가 싶다. <GP506> 역시 미스터리 수사극이라는 표제를 달고 나왔어도 영화에서 차지하는 공포가 적지 않다. 베트남 전쟁에서 비무장지대로 시·공간을 넘어왔지만 이 영화는 <알포인트>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GP는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최전방 초소다. 각 GP마다 소대 병력이 정해진 구역을 맡아 경계를 서는데 이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가면 아무나 나올 수 없는 밀폐된 공간이다. 소대장은 GP장으로 불리며 소대원들을 통제한다. 공감독은 이 밀폐된 공간에 주목했다.
어느 날, GP506으로 한 무리의 부대원이 들이닥친다. 정해진 시간마다 본대와 무전 교신을 해야 하는데 연락이 없었던 것이다. 결과는 참혹했다. 소대원 전원 몰살. 내무반은 피로 범벅이 되었다. 사단 본부 수사관인 노성규 원사(천호진 분)는 먼저 현장을 보존하려고 하지만 사건을 보고 받은 본대에서는 빨리 시신을 수습해 보내라고 야단이다.
이유는 GP506의 GP장이 육군 참모총장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사건을 빨리 은폐하기 위해서라도 현장을 없애야 했다. 그러나 그때까지 유일한 생존자 강상병(이영훈 분)은 얼이 빠졌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사병들의 시체는 19구. 하나가 빈다.
마지막 생존자 GP장은 참모총장의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