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기행도 페달 밟고~
  • 김지영 기자 ()
  • 승인 2008.03.31 13: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산에서 인사동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미술평론가 이재언씨
 
미술평론가로 <시사저널>에 기고하고 있는 이재언씨(51)는 ‘자전거로 하는 미술기행’을 구상 중이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 구석구석을 돌며 미술관을 둘러보고 지역 작가들도 만나고 작품들도 감상하겠다는 프로젝트다. 여기에 세계 곳곳을 자전거로 누비겠다는 ‘평생 과제’도 갖고 있다. ‘자전거 예찬론자’인 그이지만 “우리나라나 세계를 돌아다니면서도 ‘자전거를 탄 기억’만 갖고 싶지는 않다. 장거리를 갈 때는 기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차가 갈 수 없는 골목골목을 자전거로 돌아보면서 미술 여행을 기록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자전거 현실론자’이기도 하다.
그가 자전거 페달을 처음 밟은 것은 강원도 속초 변두리에서 시내로 통학했던 중학생 때였다. 고등학생 때까지 타다 한동안 자전거와 떨어졌다. 그러다 다시 자전거와 한 몸이 된 것은 지난 2002년. 40대로 접어들면서 건강도 챙겨야겠다고 생각하다 자전거를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인천 만수동 집에서 송내역까지 6㎞ 정도까지만 탔는데, 전철역 보관대에서 자전거를 두 번 도난당한 후부터는 아예 출퇴근 ‘풀코스’를 왕복했다. 인천 만수동에서 인사동까지는 33㎞. 처음 출근할 때는 3시간 정도 걸렸는데, 그 시간이 서너 달 타고 나니 1시간 30분으로 절반이나 줄었다. “처음에는 차들이 하도 쌩쌩 달려 무서웠다. 그래서 인도로만 타고 다니다, 차츰 차도로 다니는 요령도 생기고 스피드도 붙으면서 출근 시간이 짧아졌다”라며 웃는다. 지난 3월 초에는 경기도 일산 대화동으로 이사했는데, 인사동까지의 거리가 36㎞로 더 늘었다. 그렇지만 자전거 도로 사정이 더 좋아져 출퇴근 시간은 전과 동일하다고 했다. “집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고 또 거기서 버스를 기다리고 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버스로 출퇴근할 때나 자전거로 오가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한다.
이씨는 10여 년 전 허리 디스크로 큰 고생을 했다. 그 후 의사의 권유로 수영을 하다가 자전거 타기도 병행하게 되었다. “자전거는 발로 가는 게 아니라 허리로 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디스크가 재발하지 않은 걸 보면 완치된 셈이다”라고 말했다. 주변 지인들은 그가 수영도 하고 자전거도 타니까 “달리기를 더 해서 ‘철인 3종’경기에 출전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라는 농담을 건네기도 한단다.
그런 그는 평론가답게 “정부에서는 말로만 자전거를 타라고 권장한다. 그러나 정책을 보면 자동차 회사만 배려하고 있다”라며 정부 정책을 따끔하게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차로 가운데 한 차선만 자전거 전용도로로 만들면 기름 소비량은 대폭 줄어들 것이다”라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