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 돌리니 짭짤한 부동산 많네!
  • 정일환(월간중앙 기자) ()
  • 승인 2008.04.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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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투자 유망 지역으로 떠올라 … 호주는 자녀 유학까지 해결돼 ‘일거양득’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함께 달러화 약세에다 해외 부동산 투자 규제 철폐가 맞물리면서 올해 해외 부동산 시장은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에서도 동남아와 호주 부동산은 투자비용과 접근성 등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가 자유화되면서 단연 관심을 끈 지역은 미국, 캐나다 등의 북미 국가였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 주택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자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의 동남아 부동산과 호주 지역 투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의 경우 이미 지난해 9월 부동산 취득 건수가 1백57건으로 72건에 그친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을 두 배 이상 앞질렀고, 2007년 전체로는 2천6백98건으로 2006년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이들 국가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곳은 말레이시아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전체 취득 건수가 4백15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해외 부동산 투자 건수의 15%로 동남아 국가 중 최고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부동산 시장이 정체 상태에 머물러 거품이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여기에 2006년 단행된 외국인 소유 규제 완화, 지난해 4월1일 시행된 부동산 양도소득세와 전매 제한 폐지등이 한국인들을 불러모으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내년이 말레이시아 부동산 시장의 속설인 ‘12년 주기 상승기’의 첫해라는 기대감도 반영되었다. 말레이시아 부동산 시장에는 1973년, 1985년, 1997년등 정확히 12년 단위로 부동산 붐이 일어났던 통계치가 존재한다. 말레이시아 투자의 핵심 지역은 수도인 쿠알라룸푸르(KL)의 최대 중심가인 KLCC(Kuala Lumpur City Center)다. 한때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했던 ‘쌍둥이 빌딩’을 필두로, 다국적 기업을 비롯한 대기업 본사가 몰려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콘도미니엄(우리의 아파트 개념)은 3.3㎡당 분양가가 최고 3천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는 소문이 나 있다. ‘서울 강남보다 더 비싸잖아?’라며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런 집들은 극소수일 뿐 대다수의 콘도들은 한국보다 값이 싸다. 예컨대 현재 KLCC에서 분양 중인 3백8㎡(약 93평)짜리 최고급 콘도는 분양가가 약 10억원으로 3.3㎡당 1천만원 수준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말레이시아 주택 중에서는 최고가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이밖에 ‘KL의 압구정동’이라 할 수 있는 부킷빈땅, ‘KL의 한남동’격인 방사, ‘KL의 성북동’쯤 되는 케니힐스 등이 외국인이나 부유층이 집단 거주하는 곳으로 앞으로도 투자가 유망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들 지역에 투자를 하려면 최소 3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며, 1억원 미만의 소액으로 투자할 곳을 찾는다면 몽키아라·다만사라·PJ·USJ(흔히 수방이라고도 한다) 등의 신도시들이 추천할 만한 곳이다.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섬나라인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답게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최근 유럽 국가들의 조세 회피 지역 단속 강화로 고액 자산가들의 자금이 싱가포르 은행에 예치되고 있으며, 이 중 일부가 부동산 붐을 타고 시장에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아파트형 주택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싱가포르 국민도 콘도미니엄을 선호해 가격 폭등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일례로 고급 주거단지인 오차드 로드에 짓고 있는 56층짜리 호화 콘도미니엄은 3.3㎡당 9천만원에 판매되어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고, 핵심 중심 지역에서 분양했던 서비스드 레지던스(호텔식 아파트)의 분양가는 25억~1백18억원이라는 엄청난 고가였음에도 유럽·인도·중동 등지의 고액 자산가들에게 인기리에 판매되었다.

싱가포르는 부동산 시장 투명해 정보 얻기 쉬워

싱가포르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선진국 못지않게 시장의 투명성이 확보되어 있다는 점이다. 모든 정보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현황과 물건의 정보를 얻기가 상당히 수월하다. 현지 부동산 중개회사를 통하면 모든 일을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 아시아 금융 위기 당시 부동산 가격 하락이 가장 극심했던 필리핀은 2004년부터 회복세로 돌아서 2005~2006년에 걸쳐 주택가격이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서는 주거용 콘도미니엄 가격과 임대료가 오르는 추세다. 유망 지역으로는 수도 메트로 마닐라의 중심부인 마카티 시티가 꼽힌다. 최근 분양한 마카티 락웰센터의 ‘원 락웰’이라는 고급 콘도미니엄은 방 2개짜리 70㎡(약 21평)의 분양가가 1억5천만원, 1백27㎡(약 40평)짜리는 3억원으로 한국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은 지 몇 년 지난 콘도들도 그리 싼 편은 아니다. 이 지역의 40평대 콘도들은 2억원 정도는 주어야 살 수 있다. 행정 구역상 메트로 마닐라 파식시티에 위치한 올티가스 역시 주목받는 지역이다. 마카티에 이어 제2의 상업 및 비즈니스 도시로 불리는 올티가스는 파식 강을 사이에 두고 남쪽에 위치해 있다. 인근 발리발데 지역에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고, 백화점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집값은 1백27㎡대(약 40평) 콘도들의 가격이 2억원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밖에 마카티와 올티가스 중간쯤에 위치한 보니파시오 글로벌시티도 투자 가치를 인정받은 곳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여행 삼아 들러봤을 태국은 부동산값이 매우 비싼 편이다. 수도인 방콕은 물론이고 세계 10대 휴양지 중 하나인 푸켓, 파타야 등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인 경우가 많다. 다국적 자본들이 대형 리조트 사업들을 벌여 부동산 가치가 급등한 데다 선진국의 부유층들이 겨울용 별장으로 일찌감치 집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요즘 태국의 수도인 방콕의 평균 시세는 시내 중심부의 경우 새로 짓고 있는 건물을 기준으로 3.3㎡당 약 1천만원 이상이다. 펜트하우스는
30억원을 넘는 것도 있다. 수도인 방콕에서 투자 가치가 가장 높은 곳은 대형 쇼핑센터들이 모여 있고 외국인이 모여 사는 수쿰빗이라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방 3개·화장실 3개인 한 콘도는 약 9억5천만원에 매물로나와 있다. 물론 이 콘도는 개인 수영장이 딸린 최고급 주택이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 투자하는 하고 싶은데 동남아는 왠지 꺼려진다면 호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호주는 최근 들어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주택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상태다. 이로인해 호주 전국의 주택 가격이 향후 5년 동안 30~40%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현지 경제 예측 기관에 의해 나왔을 정도다. 호주에서 눈여겨볼 곳은 수도 캔버라보다 멜버른, 아들레이드 등이다. 호주를 대표하는 5개의 명문 대학이 몰려 있는 대표적인 교육 도시인 멜버른은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 투자와 자녀 유학용 거주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이 지역 아파트들은 60㎡(약 18평) 규모가 5억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호주에서 투자 가치가 높은곳으로 손꼽히는 곳은 남부 지역의 아들레이드다. 이 지역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역사상 유래 없는 호황기를 맞았다. 조망이 좋은 아파트는 5년 만에 집값이 4배로 오르기도 했다. 현재 이 지역의 60㎡(약 18평)짜리 아파트는 4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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