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서 의사·환자 ‘골탕’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 승인 2008.04.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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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조기 발견 어려워 첨단 장비 무용지물…수술·항암제·방사선 등으로 선택 치료

폐암은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이 매우 높은 데다 조기 발견도 어려워 말 그대로 ‘난공불락’의 병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 또한 뚜렷하지 않아 감기에 걸렸을 때의 기침이나 각혈 정도가 고작이다. 호흡 곤란이나 가슴 통증, 쉰 목소리, 체중 감소, 머리와 양팔의 부종 등도 초기 증상으로 꼽을 수 있다. 모두 호흡기 질환의 증상과 비슷해 폐암을 조기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폐에 종양이 생겼는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보통 흉부 X선 및 CT 촬영을 한다. 그러나 암세포의 길이가 1cm 이하인 경우에는 발견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폐결핵을 앓은 흔적과 거의 비슷해 정확한 감별이 힘들다. 전문의들은 1천명을 촬영해서 찾아내는 폐암 환자는 3~4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첨단 진단 장비를 이용해도 폐암 환자를 가려낼 확률은 1%도 안 되는 셈이다.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에는 ‘저선량 CT’ 촬영을 활용하고 있다. 방사선 조사량이 일반 CT의 10분의 1 수준인 저선량 CT 검사는 0.5cm로 작은 암세포까지 찾아낼 만큼 정밀하며 폐나 림프절, 다른 기관까지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암의 발생 부위, 전이 여부를 판단하는 데 유용하다.
혈청이나 침 등에서 암 징후를 찾아내는 연구도 현재 활발하게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는 좀더 간단하게 폐암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폐암 치료는 수술로 암 발생 부위를 도려내거나 방사선 또는 항암제로 암세포를 궤멸시키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폐암의 진행 상황과 환자의 상태 등에 따라 적당한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수술은 비교적 초기(1~3기 초반)인 경우에 효과적이다. 폐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잘라낸다. 만약 암세포가 림프절에도 퍼져 있으면 림프절까지 모두 제거한다.
수술이 적합하지 않을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법이 사용된다. 방사선 치료법 중에 양성자 치료는 X선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선형가속 치료와는 달리 양성자를 사용한다. 양성자는 신체에 투과되면서 주변의 정상적인 장기를 방사선 피해에서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따라서 폐암이 전이되지 않은 경우에는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이버나이프 시술은 1주일이면 치료 끝나

사이버나이프 치료는 선형가속기의 X선을 사용해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이 치료술의 경우 일반적인 방사선치료가 2~7주 걸리는 데 비해, 1주일 정도면 치료를 끝낼 수 있다. 짧은 기간에 많은 양의 방사선을 투여해 암을 제거하는 효과를 낸다.
항암제 치료 효과는 암세포의 종류, 암의 진행도, 환자의 체력 등에 따라 결정된다. 치료가 잘 되면 암 부위가 축소되고 증상이 완화되며 생존 기간이 연장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조명받고 있는 폐암 치료제는 이레사(Iressa)다. 1996년 8월 영국계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했다. 이 약제는 일부 폐암의 경우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변형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 환자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효과가 있다. 여성 폐암환자·선암 환자·비흡연 환자에게 치료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포틸론(Epothilone)은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신약이다. 암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탁솔이나 탁소텔처럼 미세소관을 안정시켜 암세포 분열을 억제하고 증식을 막는다. 미세소관은 세포가 분열해 증식되는 과정에서 하나의 세포가 둘로 나누어질 때 필수적인 단백질이다. 에포틸론은 특히 다른 종류의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암세포에도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폐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진행 중이다.
국산 항암제로는 종근당의 캄토벨이 있다. 2003년 난소암과 폐암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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