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면서 한국 알리세요”
  • 이은지 기자 ()
  • 승인 2008.05.20 13:3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 박기태 단장

ⓒ시사저널 박은숙
“세계인이 한국을 잘 모르는 것보다 한국인들이 한국을 홍보하지 않은 것에 더 큰 문제가 있죠.”
사이버 외교 사절단이라 불리는 반크(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의 박기태 단장(사진 왼쪽)이 8년간 한국 역사 바로 알리기 활동을 펼치면서 느낀 한계다. 지난 5월15일 박단장은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21세기 광개토태왕 꿈 날개 프로젝트’의 실행에 나섰다. 해외로 출국하는 연간 1천만명의 한국인에게 ‘한국 알리미’ 역할을 맡겨보자는 것이다. 즉, 출국할 예정인 한국인이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사이트(wings.prkorea.com)를 방문해 무료로 홍보 자료를 제공받은 뒤 해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전달해주도록 한다. 홍보 자료와 사이트 제작비 전액은 지난해부터 반크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김장훈씨(사진 오른쪽)가 기부했다.

박단장은 “사업을 하려고 마음먹고 있으면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온다. 예산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이다”라고 말했다. 직원 여섯 명과 인턴 세 명의 월급, 그리고 사이트 운영비는 지자체 네 곳에서 제공하는 프로젝트 지원금과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한다. 지난 5월13일 경상남도에서 1억원을 지원받아 ‘이순신 알리기’ 한글 홈페이지(yisunsinkr.prkorea.com)를 열었다. 회원은 1999년 사이트를 연 이후 매달 적게는 50명, 많게는 5백명씩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국내외 2만명이 사이버 외교관으로 활동 중이다.

회원이 늘지 않아 답답해하고 있을 때쯤에 항상 외교적으로 큰 사안이 생겼다고 한다. 월드컵, 독도 분쟁, 중국 동북공정이 이슈화되면서 반크에 회원이 몰렸다. 박단장은 “평범한 사이트인데도 사람들이 알아서 모여드는 것이 신기하고 매력적이더라. 1999년에 해외 펜팔을 해보자며 만들 당시에는 3백명이 모인 온라인 동호회였는데 이렇게 커졌다. 그래서 2000년에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반크 활동에 매달리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1999년에 가입했던 초·중학생들이 10년이 지난 지금 해외 유학을 떠나고 있다. 박단장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품게 했구나’라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내 활동이 한국을 이끌어갈 다음 세대에게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우물 안의 한국이 아닌 세계 속의 한국으로 거듭나는 데 도움이 되면 더 바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