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당한 이나래씨 "그때 충격으로 머리에 주먹만한 혹이 생겼다”
  • 이은지 기자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8.06.0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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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일 새벽 촛불집회 도중 한 여대생이 경찰의 군홧발에 발길질을 당했다. 전경은 이 여대생이 쓰러지자 여러 차례 강하게 걷어찼다.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순식간에 퍼졌고 이를 본 많은 누리꾼들은 경찰의 과잉진압을 거론하며 분개하고 있다. <시사저널>은 촛불 집회를 취재하는 도중 이번 폭행이 일어난 직후인 새벽 2시40분 경 구타를 당한 이나래씨(서울대 국악과)를 현장에서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이씨와 만난 무렵에도 서울 삼청동 앞에 도달한 촛불집회 선두는 경찰이 버스로 만들어 놓은 저지선에서 대치 중이었다. 이씨는 선두에서 불과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당시 시민들이 경찰의 저지선을 뚫으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이루어지고 있었고 이때마다 경찰은 시민들 머리 위로 물대포를 쏴 총 5차례 발포가 이루어진 이후였다. 그 여대생도 온몸이 젖어 추위에 떨면서도 숨을 고르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이씨는 “전경과 대치하면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전경 쪽으로 순간 밀렸다. 이때 전경이 머리채를 확 잡아당겨서는 바로 바닥으로 내팽겨쳤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씨는 “이런 과정에서 이미 세 번 정도 구타를 당했고 이후 군화발로 머리를 두 번 차였다. 안되겠다 싶어 다급히 몸을 굴려 버스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시민들이 버스 밑에 있는 나를 잡아당겨줘서 시민들 쪽으로 넘어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전경의 발길질은 이씨에게 상처를 남겼다. 이씨는 “그 때 충격으로 머리에 주먹만 한 혹이 생겼다”라며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이렇게 구타를 당한 이후에도 여전히 선두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이씨는 “고시 발표날 집회에 참석하고 오늘이 두 번째 참석이다. 경찰의 이런 대응에 놀라기도 했지만 쇠고기 재협상이 관철될 때까지 집회에 계속 나올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옆에서 현장을 함께 지켜본 서울대 기계항공과 이 아무개씨도 “누나가 맞는 것을 보고 순간 ‘죽는 것 아냐’라고 생각할 정도로 경찰의 폭력은 과격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라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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