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만 세 번 받아…초음파 검사로 조기 발견이 최상”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08.06.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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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동안 투병해 갑상선암 극복한 홍종선씨

홍종선씨는 자신의 갑상선암이 딸에게 유전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갑상선암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러나 전이가 잘되기 때문에 오랜 기간 환자를 괴롭히는 악명 높은 암이다. 목 부위에 남는 수술 자국은 여성 환자에게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서울 영등포에 사는 홍종선씨(50ㆍ여ㆍ가명)는 지난 18년 동안 모두 3차례 갑상선 수술을 받았다. 암 수술을 받았다는 것이 자랑거리도 아니고 해서 수술 사실을 남편 외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홍씨는 요즘에도 목에 난 수술 자국을 가리기 위해 목걸이를 하고 다닌다. 그녀는 다른 환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암 투병 과정을 털어놓았다.

홍씨는 1990년 자신의 목이 부은 것 같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깜짝 놀라 한 대학병원을 찾았다. 조직검사 결과는 애매했다. 그녀는 “의사가 암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그냥 놔둘 수도 없을 것 같으니 수술을 받으라고 했다. 수술을 받았는데 (뒷머리를 들어 올려 목 왼쪽에 있는 수술 자국을 보여주며) 이렇게 흉터가 심하게 남았다. 의사는 큰 병이 아니므로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14년이 흐른 지난 2004년, 병원에서 유방 초음파검사를 받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갑상선 초음파검사도 받았다. 그녀는 “서울아산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갑상선에 이상이 있다며 확진을 위해 조직검사를 하자고 했다. 결과는 악성이 아닌 양성 종양이어서 다행이었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갑상선에 대한 불안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2006년 다시 초음파검사를 하려고 했지만 병원에서는 별 이상이 없으므로 초음파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우기다시피 해서 검사를 했는데 담당 의사가 결과를 놓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아무래도 갑상선암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눈앞이 캄캄했다. 그것도 암이 임파선에 전이가 된 말기에 해당한다고 하니 버럭 겁이 나기도 했다. 갑상선암에서 세포를 뽑아내 확인하는 미세침흡인세포검사를 받고 나서 암환자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혹시 오진은 아닐까 하는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았던 홍씨는 다시 진찰을 받기 위해 주변 사람으로부터 서울 신사동에 있는 개인 병원을 소개받았다. 그러나 기대는 더 큰 실망으로 돌아왔다.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홍씨는 지난해 9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그녀는 “어느 의사가 갑상선암 권위자인지도 몰랐고 급한 마음에 이비인후과 전문의한테 수술을 받았다. 양전자단층촬영(PET) 등을 통해 재발 위험성이 크다고 해서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갑상선암은 홍씨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얼마 후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결과 갑상선에 0.7cm의 작은 암이 발견된 것이다. 홍씨는 “갑상선암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인 홍석준 내분비외과 교수를 찾았다. 지난 5월 초에 수술을 받았다. 이후 별다른 이상 없이 잘 지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씨는 자신이 갑상선암에 걸린 이유를 유전 탓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녀는 “아버지가 갑상선암으로 사망한 것인지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생전에 늘 쉰 목소리를 냈고, 항상 목이 답답하다고 했다. 80세가 넘어서 검사를 받았는데 갑상선에 혹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것이 갑상선암이라고 생각한다. 간혹 갑상선암은 유전될 수 있기 때문에 딸 아이(8)에게 유전될까 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홍씨는 갑상선암 조기 발견을 위해 초음파검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갑상선암 조기 발견에 초음파검사가 최고라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꼭 초음파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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