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만리장성’ 차곡차곡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08.06.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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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대표 신헌철, www.skenergy.com)는 최근 미래숲(대표 권병현 전 중국대사)이 중국의 황사 피해를 줄이고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방사림(防沙林)을 조성하는 ‘한·중 우호 녹색 장성 사업’에 후원금 3억원을 전달했다.

미래숲 사업은 지난 2006년 10월20일 중국의 중화전국청년연합회(공청단),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어얼둬스 시 다라터치 인민정부와 미래숲이 공동으로 시작했다.

중국 네이멍구 지역의 사막화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네이멍구의 쿠부치 사막은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여기에서 발생하는 황사의 37%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녹색장성사업에 따라 2006년부터 5년간 총 70억원을 투자해 황사의 주 발원지인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 지역에 28㎢의 방사림을 조성하게 된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SK그룹은 다른 국내 기업들에 비해 중국과의 인연이 깊다. 지난 1988년부터 2년 동안 한·중 수교를 위한 물밑작업이 이루어질 때 민간 채널로 활약했고, 1992년 8월24일 수교 이후에는 현지경영을 통해 중국 내 뿌리를 내려왔다.

국내 비정부기구인 미래숲이 민간 차원에서 주도하고 있는 사막화 저지 운동인 녹색장성사업에 SK가 2년째 후원하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SK는 지난해 5월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에 나무 1백23만 그루를 식수한 이후 85%의 활착률(어린 묘목이 살아남을 확률)을 보여 이 지역 황사 피해 저감 및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도 1백20만 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미래숲은 SK의 지원 아래 쿠부치 사막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길이 28km, 폭 0.5km의 방품림을 건설해 동쪽으로 번져가는 사막화를 저지하려 하고 있다.

쿠부치 사막을 남북으로 통과하는 지에차이 도로 양쪽에 방품림을 조성하는 이 녹색 장성 사업은 총 공사 기간 5년, 총 공사 비용 7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미래숲과 중국측이 매칭 펀드 형식으로 비용을 모아 2010년까지 완성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한국과 중국의 젊은이들이 참여해 우정을 맺고 서로의 이해도를 넓혀가는 등 양국의 인적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다지는 효과도 얻고 있다.

미래숲은 쿠부치 사막이 확산되는 현상을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인재(人災)라고 보고 있다. 녹색장성을 건설하는 네이멍구 자치구 어얼둬스 시 다라터치 잔단자오 구역은 불과 100여 년 전만해도 푸른 풀이 우거진 초원이었으나 과도한 방목과 무절제한 토지의 이용으로 인해 지금은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다.

미래숲은 이 지역 인근에 황하의 지류가 흐르고 지하수가 비교적 풍부해 나무 심기에는 적절하다고 말한다. 이런 지형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면밀한 조사를 통해 현지 환경에 적합한 수종을 골라 심고 물 주기 등 관리를 제대로 하면 100여 년 전의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숲의 인공 조림 사업은 평균 80%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미래숲측은 2008년 4월 현재까지 총 1백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녹색 장성 전체 28km 중 10km를 완성했다. 올해에는 1백50만 그루를 심어 8km 구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은 “황사는 중국과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 환경 문제다. 우선 국내 황사 피해를 줄이는 데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SK에너지가 적극 나서는 한편 국내 다른 기업들의 참여도 독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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