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푸른 숲을 보았네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08.06.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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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직원들이 몽골의 바가노르 구에서 나무를 심고 있다.

칭기즈 칸의 고향인 몽골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걸리는 바가노르 구에는 한국 기업의 이름을 딴 숲이 있다. 바가노르 구는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외진 도시다. 여기에서 대한항공이 황사 피해를 막기 위한 ‘숲 만들기’ 신입사원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5년째 진행하면서 불모의 땅을 숲으로 바꿔놓고 있다. ‘대한항공 숲’이라는 이름의 방사림은 해마다 조림 지역을 넓혀가며 몽골 땅에 녹색 혁명의 꿈을 심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5월13일부터 30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신입사원 1백70여 명을 바가노르 구 친환경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 올해는 특히 신입 직원뿐만 아니라 한진그룹 재단 산하의 인하대·한국항공대·인하공업전문대 등 3개 대학의 학생들까지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이들 젊은 학생에게는 사막에 나무를 심는 것이 환경 보호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소중한 기회였다. 이번에 신입사원과 학생들, 그리고 현지의 바가노르 구 주민이 함께 심은 나무는 1만2천여 그루. 이는 매년 대한항공이 현지에 심어온 나무의 세 배에 달하는 양으로 수종은 주로 소나무와 포플러였다.

몽골의 ‘대한항공 숲’의 규모는 5㏊ 넓이로, 이곳에서는 약 3만 그루의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한 대한항공의 식림 행사가 5년째 이어지면서 사막을 중심으로 국경 없는 친환경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 나무 심기 행사를 마친 대한항공 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바가노르 구는 식물이 자라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에서 지역 사회와의 유대 관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조림지를 관리하면서 숲의 나무 생존률을 97%까지 끌어올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2004년, 2007년 10월 등 수차례 현장을 찾아 나무를 심고 점검을 하는 등 큰 관심을 쏟으면서 나무 심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무 기르기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2006년에는 몽골 정부가 칭기즈 칸 제국 수립 8백주년 기념으로 실시한 지방자치단체 녹지 조성 사업 평가에서 ‘대한항공 숲’이 우수 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또, 몽골 그린벨트 사업의 모범 사례로 널리 알려지면서 몽골 지방 관료들의 현지 방문도 잇따르고 있다. 몽골에서 ‘대한항공 숲’은 희망의 숲으로 통하고 있다. 초원 지역을 옮겨다니며 방목 생활을 하는 현지인들에게 ‘대한항공 숲’은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한진그룹 산하의 공익재단인 21세기한국연구재단은 몽골에서 장학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재단은 몽골의 우수 학생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국내 대학에 유학시켜 몽골 사회를 이끌어나갈 인재로 양성하는 유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소속 의료봉사단도 몽골과의 친선 우호 교류에 한몫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의료진은 몽골의 의료 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현지 주민 대상 진료 봉사를 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몽골 외에도 아시아 지역 황사의 발원지 중 하나인 중국의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에서도 거대한 방사림을 조성하는 등 ‘대한항공 생태림’ 조성 사업을 지난해부터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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