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이드카’는 중국 수입품?
  • 소준섭 (국제관계학 박사) ()
  • 승인 2008.06.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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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도입 추진해 논란…중국, 검열 시스템 ‘방화장성’ 통해 비판적 정보 원천 차단
ⓒAP연합

최근 한나라당에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킨 이른바 ‘인터넷 사이드카’가 실은 중국의 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모방한 것이라는 주장이 보도된 바 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세계에서 인터넷을 가장 정교하게 검열하고 통제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부적합’한 정보를 원천적으로 차단시키는 이른바 인터넷 ‘방화벽’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방화장성(防火長城)’이 그것이다.

‘구글 뉴스 영문판’ 등 당국이 접속 금하는 해외 사이트도 통제
방화장성이란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인터넷 사이트 내부에 설치한 온라인 검열 시스템(행정 관련 심사 시스템을 포함)의 속칭이다. 중국 방화장(中國防火墻), 혹은 중국 국가방화장(中國國家防火墻)이라고도 불린다. 이 명칭은 2002년 5월17일 찰스 R. 스미스가 쓴 중국 인터넷 검열에 관한 기고문 <The Great Firewall of China>에서 착안된 것이다. 이를 장성(Great Wall)과 연결시켜 약칭으로 Great Firewall, 그리고 이를 GFW로 지칭하게 되었다. 공부망(功夫網)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용어는 이후 널리 사용되면서 지금은 GFW가 동사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2006년 5월24일부터 작동을 시작한 중국 당국의 이 ‘인터넷 검열 방화벽’은 중국 당국이 접속을 금하는 해외의 모든 언론 매체와 사이트를 차단시키는, 인터넷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방화벽’이다. 중국 당국은 최소한 2003년부터 이 프로그램의 개발을 추진해왔으며 이때 만들어진 ‘사이버 통제 종합 감시 시스템’은 중국 국무원의 신식산업부가 주도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검열 방화벽은 중국 당국에 대해 비판적인 홍콩과 타이완의 모든 언론 매체 및 인터넷 사이트는 물론, 중국 당국의 검열을 받아들이지 않은 ‘구글 뉴스 영문판’과 ‘BBC 중문판’ 등 서방 매체도 차단시킨다. 중국 내 인터넷 이용자에게 보내온 전자우편의 내용 가운데 중국 당국이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되었을 경우, 그 전자우편을 차단하는 강력한 ‘특수 검열 기능’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검열 시스템은 네티즌들에게는 단지 기술적인 문제에서 발생하는 오류로 받아들여지게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검열로 인해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한다.

야후와 같은 미국의 주요 상용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2002년 중국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자율 규약’에 서명했는데, 이 규약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국가 안보 및 사회 안정을 해칠 위험이 있거나 법규를 위반하거나 허위사실, 미신, 음란물을 유포할 가능성이 있는 유해 텍스트나 뉴스를 제작 혹은 배포할 수 없다’는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내부 정보 통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방화장성 등의 기술 수단을 이용한 인터넷 내용에 대한 통제는 분명히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어느 수준에서 어떠한 수단으로 인터넷 검열을 실시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줄곧 논쟁을 불러일으켜왔다. 일부는 방화장성이 실제로 일종의 원형(圓形) 감옥 방식의 전면적인 감시 통제이며, 자율 규제를 강요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이 방화장성의 차단 범위를 완화할 것인지를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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