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변동 고민 없으니 ‘느긋’
  • 원연식 (재테크 컨설턴트) ()
  • 승인 2008.07.1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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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펀드로 연 150% 수익률 올린 ㄱ회장/정보와 판단의 가치 극대화시켜라
ⓒ시사저널 박은숙


금융 자산이 많은 ㄱ회장은 2004년 초에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안전하면서 수익이 일정할 수 있는 부동산 펀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부동산 펀드의 안정성과 수익성에 관한 정보를 들었다. 여러 종류의 리츠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만 별로 마음에 드는 상품이 없었고, 이미 펀드로 판매되었던 ‘코크랩 1호’라는 상품만이 그의 관심을 끌었다. 이 펀드에는 서울 청계천변에 있는 한화그룹의 장교빌딩이 주요 자산으로 편입되어 있었다. 특히 이 펀드는 재매수 옵션(Buyback Option)이 없이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면 추가적인 수익을 볼 수 있는 상품이었다. 상품이 출시되던 2002년 5월에는 재매수 옵션이 없고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등 당시에는 다른 부동산 펀드와 다른 파격적인 상품이었다.

장교빌딩은 을지로2가 뒤쪽 청계천변에 있어서 청계천 개발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었지만, 상품 출시 당시인 2002년에는 청계천 개발이 말로만 떠돌던 시절이어서 2004년 ㄱ회장이 관심을 갖게 된 그 시점에는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청계천 개발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상승할 가능성이 많아 보였다. 이 펀드는 상장되어 있어서 매매는 가능했지만,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주식시장에서는 2백~3백원 사이의 프리미엄이 붙어 5천원이던 주가가 5천2백~5천3백원 사이에서 매매가 가능했는데 청계천 개발을 통한 부동산 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프리미엄은 적어 보였다.

ㄱ회장은 이 부동산 펀드 주식을 사기로 작정하고 주식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매수 주문을 넣었다. 다행히 원하던 물량(2만주)을 구할 수 있었다. 총 투자 금액은 수수료를 포함해 1억5백만원. 2004년 여름이 지나자 ㄱ회장의 예상대로 주식 가격은 6천원에 근접했다. 그는 청계천 개발이 완료되면 부동산 가치가 더욱 상승해서 2007년 만기까지 보유하고 있어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청계천 개발 호재 안은 장교빌딩 자산에 투자

2004년 8월에 일반 주식처럼 주당 2백78원 배당이 주총에서 결의되어 9월22일 그에 해당하는 금액이 증권사의 주식 거래 계좌로 배당 세금을 제외하고 입금되었다. 다음해인 2005년 3월에도 주당 배당금 2백28원이 입금되었다. 약 1년 사이에 주당 5백6원이 배당 수익으로 입금되어 투자 원금 5천2백50원 대비 9% 이상의 배당 수익을 올렸다.

부동산 가치의 상승을 차치하더라도 이미 은행 이자보다는 훨씬 좋은 조건의 투자가 된 것이다. ㄱ회장에게 남은 고민은 언제 되팔아야 가장 효율적인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미 금융 자산에 의한 수익이 많은 ㄱ회장은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이기 때문에 만기까지 보유해청산을 통한 배당금을 수령하게 되면 청산 소득에 대한 소득세 최고 세율인 38.6%를 내야 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만기까지 보유하기보다는 아직까지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으므로 주식 매도를 통한 수익 추구가 훨씬 더 유리한 조건이 된다(만일 만기까지 보유했더라면 주당 8천1백70원이 청산 소득이 되어 1억6천3백40만원을 받게 되고 그중 38.6%인 6천3백7만2천4백원을 세금으로 내고 1억32만7천6백원을 세후 소득으로 받게 되어 매매를 통한 수익 1억2천1백만원 대비 2천67만2천4백원의 손해를 보게 될 뻔했다).

2007년이 되자 주가는 이미 1만원을 넘어서 ㄱ회장이 생각했던 가격에 근접했다. 만기가 다가오면서 장교빌딩에 대한 재평가(실제로 3천5백억원에 매매되었음)가 이루어지면서 1만원에서 더 상승할 기미가 보였다. ㄱ회장은 주가 상승기에 1만1천원부터 분할 매도해 평균 단가 1만1천3백원에 전량 매각해 많은 수익을 얻었다.

단순히 청계천 개발에 대한 공개된 정보를 이용해 청계천이 개발되면 인근의 부동산 가치가 크게 상승하리라는 판단에서 부동산 펀드에 투자해 3년 사이에 2배 이상의 투자 수익을 올린 사례다. 특히 이미 펀드는 마감되었지만,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다는 상품의 특성을 잘 활용해 정보와 판단의 가치를 극대화시킨 경우다.

ㄱ회장의 수익을 계산해보면 위의 표에서 보듯이 2004년 2월에 1억5백만원을 투자해 3년 뒤인 2007년 2월에 원금보다 많은 1억2천100만원을 벌어들였다. 여기에 그동안 받은 배당금을 합하면 1억5천7백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이고 총 수익률은 1백50%이며 연 수익률은 50%이다. 당연히 그 기간에 주식에 투자하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겠지만, 이 경우는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주가 변동으로 인한 고민을 별로 하지 않으면서 많은 수익을 받은 사례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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