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팔 때 사서 남들이 살 때 팔아라
  • 원연식 (재테크 컨설턴트) ()
  • 승인 2008.07.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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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대박 터뜨린 박 아무개씨 짧은 기간에 원금 나누어 사들였다 팔아 1백15% 수익
▲ 위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뉴시스

누구나 주식 가격이 최저점일 때 투자해서 최고점에서 팔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타이밍은 신만이 알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모두들 팔아야 한다고 할 때 조금씩 투자해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고, 모두들 사야 한다고 할 때 조금씩 팔면서 수익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지난 2004년 말 평소에 증권회사를 통해 개별 주식에 투자하던 박 아무개 사장은 개별 투자보다 덜 위험해 보이는 펀드 투자로 방향을 돌렸다. 그는 은행 PB와 상담 뒤에 투자 금액의 50%만 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그냥 MMF(Money Market Fund·초단기 투자 상품)에 두고 더 좋은 투자 기회가 생기면 그때 투자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애초 은행 PB는 박사장에게 30% 정도는 리츠(부동산 펀드)와 브릭스펀드(BRICs; Brazil, Russia, India, China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국내 주식형 펀드와 국내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박사장은 제안 내용을 수정해 50%를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전부 MMF에 남겨 두었다. 박사장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만 투자하는 이유는 잘 모르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바보 같은 투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 초 종합주가지수 8백90선에서 10억원을 국내 주식형 2개 펀드에 나누어 5억원씩 투자했다. 2월 말에서 3월 초에 주가가 제법 올라서 종합주가지수가 1천 포인트를 넘어섰다. 4월이 되니 다시 하락해 처음 투자한 원금 수준인 9백 초반까지 떨어졌다. 그는 수익이 30%만 나면 정리하는 단기 투자가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MMF에 남아 있는 돈 10억원은 주식시장이 하락했다가 상승 기미가 보이면 투자하기 위해 보유하기로 했다.

2005년 7월 초가 되어 종합주가지수가 1천 포인트를 웃돌자 박사장은 MMF에 있는 나머지 10억원 전액을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 주가는 9월에 들어서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9월 말이 되자 2005년 초에 투자한 10억원은 박사장이 원하던 30% 수익을 초과 달성했다.

박사장은 10억원을 환매해 수수료 비용을 제외하고 35% 수익을 챙겼고, 7월에 투자한 나머지 금액도 30% 수익을 달성하면 환매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10월 말이 되자 종합주가지수가 1천1백50 포인트 밑으로 떨어졌다. 은행 PB는 미국증시의 월별 추이를 보고하면서 10월부터 다음해 3~4월까지 강세장이 예상된다며 추가 투자를 권유했다. 박사장은 연말 연초까지 상승하는 과거 트렌드를 보고 MMF에 있던 13억5천만원을 주식형 펀드에 추가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펀드 담보 대출 투자, 수익에 비해 위험 커 조심해야

박사장은 11월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1천2백선을 회복하자 더 큰 상승을 기대하며 추가 투자에 나섰다. 펀드 대출을 통해 펀드평가자산의 50% 정도를 더 투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기존 투자 펀드(투자 금액 기준 23억5천만원)를 담보로 10억원을 대출받아 국내 주식형 펀드에 추가 투자했다. 총 33억5천만원을 투자한 셈이다.

2006년 1월4일 종합주가지수가 1천4백이 넘어서자 박사장은 그 이틀 뒤 대출받아 투자했던 10억원을 환매했다. 이자와 수수료 비용을 감안해도 12% 수익을 올려서 1억2천만원의 추가 수익이 생겼다. 나머지 펀드들은 주식시장이 좋을 것이라는 연초의 전망치를 믿으면서 투자 기간을 연장했다. 또 주식시장이 하락했다가 상승 모드로 전환하면 전 해 11월에 투자했던 방식처럼 펀드 담보 대출을 받아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 후에 종합주가지수는 조금 더 상승했다가 하락해 1천3백대에서 횡보하다 5월에 1천4백40포인트를 기록하며 재상승했다. 이에 박사장은 기존 펀드 중 두 번째로 투자했던 10억원을 환매했다. 수수료 비용을 제외하고 40%의 수익이 나서 4억원을 투자 수익으로 회수할 수 있었고, 나머지 13억5천만원은 더 두고 보기로 했다. MMF에는 15억2천만원이 투자 자금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2006년 6월이 되자 다시 종합주가지수는 1천2백대 초반으로 밀렸다. 박사장은 MMF의 자금 15억2천만원을 투자했다. 총 투자 금액 기준으로 28억7천만원이 되었다. 1년 사이에 약 44% 정도 수익이 발생했다. 주가가 생각보다 오르지 않다가 8월 들어서 다시 상승 모드로 전환해 종합주가지수가 1천3백선을 넘어서자 기존 펀드 평가 금액의 50%가 조금 안 되는 14억원을 대출받아서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펀드 담보 대출을 받았다. 이제 주식시장에 42억7천만원(투자금액기준)을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2006년 초의 상승 모드와는 다르게 2006년 하반기의 장세는 생각보다 지지부진했고, 박사장은 대출 이자 때문에 초초해졌다. 2007년 4월이 되어서야 종합주가지수가 1천5백선을 넘었다. 대출받아 투자한 펀드는 이자와 수수료 비용을 빼고 11%의 수익을 보았고, 1억5천4백만원의 수익이 생겼다. 이자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었다.

박사장은 펀드 대출 투자가 수익에 비해 위험이 크다는 생각이 들어 대출받아 투자한 부분은 수익이 나면 우선적으로 해지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시간이 조금 더 흘러 2007년 6월이 되자 종합주가지수가 1천7백선에 안착하면서 주식시장의 여름 상승장이 시작되었다. 박사장은 4월에 해지한 펀드 환매에 대해 아쉬움이 있었지만 기존 펀드에 아직도 29억원 가까이 투자되어 있었기에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증권사의 리포트들은 종합주가지수 2천 포인트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지만, 박사장은 1천9백선이면 정리하고 다시 기다리는 편이 리스크 관리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7월 초에 잠시 2천 포인트가 넘어서자 박사장은 세 번째로 투자했던 13억5천만원을 회수했다. 수수료를 제외하고 65%라는 경이적인 수익이 나왔다.

수익금은 8억7천7백만원이고 원금을 포함해 22억2천7백만원을 회수했다. 시장이 8월에 하락기를 거쳐 9월 말부터 재상승을 시도하자 박사장은 투자 원금 5억원을 남기고 나머지 금액을 모두 회수했다. 수수료 비용을 제외하고 37%의 수익률과 3억7천7백만원의 수익이 나왔다. 그는 당분간 상승보다는 하락과 횡보가 진행되는 불안한 장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일부 금액만 남겨놓고 대부분 현금화시켜 다음 상승장을 대비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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