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매로 변한 신부의 환상
  • 이재현 기자 (yjh9208@sisapress.com)
  • 승인 2008.08.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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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FBI 요원 찾아 나선 멀더와 스컬리…“뭐가 보이나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는다. 남들이 들으면 웃을지 몰라도 본인에게는 심각한 의문이 드는 그런 현상을 과학자들은 착시라거나 무의식의 소산이라고 일축한다. 나는 분명히 보았는데 남들은 보지 못해 믿어주지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UFO의 경우 물리학자들은 논리적으로 그런 속도는 낼 수 없으며 그렇게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남극이나 북극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고 그안에 지하 세계가 있다는 이야기, 크기에 비해 질량이 터무니없이 작은 달은 외계인들의 기지라는 이야기는 다 꾸며낸 공상이라고 치부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에는 혹시 엑스파일팀이 없을까.

수사를 돕는 신부가 용의자는 아닐까

폭스 멀더(데이비드 듀코브니 분)와 데이나 스컬리(질리언 앤더슨 분)가 10년 만에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첫 번째 극장판 <엑스파일 : 미래와의 전쟁>에 이은 두 번째 극장판이다. 원래 TV 드라마였던 <엑스파일>은 우리나라에서 1994년부터 방영을 시작해 2002년 10월을 끝으로 종영할 때까지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특유의 시그널 뮤직은 드라마가 시작되기도 전에 우리를 긴장시켰다. 알 수 없는 사건,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을 쫓는 멀더와 스컬리는 정반대의 기질을 가진FBI 요원이다. 자신의 여동생이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고 믿는 멀더는 직관에 의존하고, 스컬리는 그런 그를 이성으로 다잡아간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둘을 보는 재미도 적지 않았다.

FBI를 그만둔 스컬리는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며 한 아이를 치료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는 불치의 병으로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지경이다. 그런 스컬리에게 FBI 요원이 찾아온다. 젊은 여자 요원이 사라졌는데 납치 같으니 도와달라는 것이다. 마지못해 수락한 그녀는 멀더의 집으로 가 같이 일하자고 부탁한다. 그런데 수사팀이 뜻밖의 말을 한다. 조셉 신부라는 사람이 사라진 요원의 환상을 보며 수사를 돕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아동 성추행 전과가 있다. 스컬리는 오히려 그를 용의자로 보지만 멀더는 신부의 말을 믿으며 단서를 찾아나간다. 그 와중에 젊은 여자 납치 사건은 계속 이어지고 그들은 모두 한 수영장에 다녔던 것으로 드러난다. 마침내 찾아낸 용의자는 불법 장기 밀매를 하고 있었지만 혐의가 없어 풀려나는데, 멀더가 그의 뒤를 밟는다. 그러던 중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자료를 찾던 스컬리가 사건의 결정적인 열쇠를 찾아낸다. 제작 당시부터 줄거리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다는 <엑스파일 : 나는 믿고 싶다>는 전작 극장판에 비해 좀 힘이 없다. 하지만 범죄자이면서도 수사를 돕는 조셉 신부와 스컬리의 갈등이 한 축을 이루며 영화를 끌고나간다. 8월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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