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기상’ 싣고 열도를 달리다
  • 이 은 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8.09.01 11:4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에 중국의 동북공정 알리려 32일간 여행 다녀온 ‘고구려브로스’ 최창일ᆞ최재원ᆞ천성호ᆞ김진호 씨
ⓒ시사저널 황문성

취업 준비를 해야 할 대학교 4학년생이지만 고구려 역사를 바로 알리고 싶다며 일본으로 32일간 여행을 다녀온 젊은이들이 있다. 홍익대 광고홍보학과 02학번인 최창일·최재원·천성호·김진호(사진 왼쪽부터) 씨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팀명은 ‘고구려브로스’다. 형제만큼 가까운 10년 지기 친구들이 고구려 역사를 알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들은 지난 7월23일, 시모노세키에 도착한 뒤 오토바이로 1만km를 돌아다니며 고구려 역사를 알리고 지난 8월25일 귀국했다.

최창일씨는 “4명 모두 외국에 한 번씩 나가봤는데 한국의 역사가 너무 왜곡돼 있더라. 그런 현실에 열을 받아 직접 나서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일본에 도착했을 때 독도 영유권 문제가 터졌지만, 사전 계획대로 중국의 동북공정이 왜곡되었음을 알렸다. 천씨는 “독도 문제는 우리가 아니어도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동북공정은 2002년 잠시 이슈되다가 지금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고구려가 중국의 역사로 둔갑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출발하기 5개월 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만나 사물놀이 연습을 비롯해 역사 교육, 홍보물 제작, 오토바이 구입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총 경비 2천5백만원 가운데 준비에만 2천만원을 썼다. 일본에서는 텐트에서 자거나 노숙을 하며 최대한 경비를 아꼈다고 한다. 김씨는 “경비 마련을 위해 4명이 공장에서 험한 일도 하고 단편 영화제 스태프로도 활동했다. 야영 장비나 보호 장비 등은 기업에서 일부 지원을 받았지만 그래도 부족해 결국, 부모님에게 손을 벌렸다”라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일본에서 여러 번 다투었다.

최재원씨는 “적극적으로 일본인에게 다가가 홍보하자는 의견과 굽신거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다가오는 일본인에게 설명하자는 의견으로 갈려 이야기하다 몸싸움까지 했던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하루 12시간씩 오토바이를 타고 매일 20~30명의 일본인을 만나며, 한국 젊은이의 애국심과 열정을 멋지게 보여준 이들이 일본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한국 젊은이 스고이(멋지다)!”였다고 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