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빼고 다 죽었어!"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08.09.3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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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신문. 방송 광고 시장에 경쟁 체제 도입 추진 시뮬레이션 결과, 인쇄 매체. 군소 방송사 전망 '암울'

▲ 한국방송광고공사(위)가 해체될 위기에 처해 있다. ⓒ시사저널자료

향후 미디어 시장에서 광고 분야에 상당한 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 정책 가운데 ‘민영 미디어렙’ 도입은 국내 신문방송 광고 시장에 일대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세우고 있는 계획은 한마디로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코바코) 주도로 광고를 각 방송사에 배분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각 언론사 간의 본격적인 경쟁 체제를 도입시키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신문 시장과 군소 방송사들은 거의 고사하고, 지상파 방송 3사에게만 광고가 집중되는 심각한 불균형 현상이 초래될 것이다”라고 우려하고 있다.

신문 시장과 군소 방송사들 사이에 이처럼 위기감이 퍼져 있는 가운데 얼마 전 코바코가 흥미로운 시뮬레이션 결과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방송 광고 제도 변화에 따른 매체별 광고비 영향 분석’이라는 보고서에는 미디어계와 학계에서 제기되는 우려가 실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당초 이 보고서를 의뢰했던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보고서 내용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정부가 이처럼 껄끄러워한 것일까.

이 보고서는 크게 세 가지 경우로 나눠서 결과를 예측하고 있다. 방통위의 안으로 바꾸지 않고 현 체
제를 유지할 경우, 그리고 방통위의 안대로 미디어렙을 도입할 경우에도 각각 제한적 경쟁 체제일 경
우와 완전 경쟁 체제일 경우로 구분해서 결과를 내놓고 있다.

우선 현 체제를 유지할 경우, 신문을 포함한 인쇄매체의 광고 시장은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반면에,
케이블을 포함한 뉴미디어 부분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방송 매체는 30% 내
외의 점유율을 보이면서 성장률 면에서 횡보를 보일것으로 예상됨’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방통위의 안대로 경쟁 체제를 도입했을 경우의 실험 결과이다. 실험은 제한적 경쟁 체제와 완전 경쟁 체제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제한적 경쟁 체제란 미디어렙을 공영 미디어렙과 민영 미디어렙으로 따로 구분해서 일단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의 광고 경쟁을 차단하는 방식을 말한다. 반면 완전 경쟁 체제란 공·민영 구분 없이 완전 경쟁체제일 경우에 해당한다.


제한적 경쟁 도입해도 지상파 3사와 뉴미디어가 시장 장악

제한적 경쟁 체제를 도입할 경우, ‘지역 민방, 종교 방송 등을 제외한 전체 지상파 방송 광고 시장은 현 체제 유지와 비교했을 때 1년차에는 그 증감률이 미미하나 4년차에는 35.3%까지 증가해 약 3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지역 민방은 감소 폭이 점차 증가해서 3년차에는 26%까지 감소하다가 4년차에 가서 조금 호전되어 19.3% 감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그 규모는 1천7백59억원으로 전체 방송 광고 시장의 5%에도 못 미친다. 종교 방송은 더 심각해서 4년차에 현 체제 유지 대비 80%까지 감소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대 일간지 광고 시장은 현 체제 유지와 비교했을 때 1년차에 6.5% 감소하고, 4년차에는 26.9%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나마 조·중·동은 조금 낫다. 한겨레, 경향신문 등 기타 일간지 광고 시장은 1년차에 19.7% 감소하고 2년차에는 무려 40.2%로 감소하면서 경영상의위기가 발생하리라는 전망이다.

완전 경쟁 체제를 도입할 경우에는 변화의 폭이 더 현저하다. 지상파 방송 광고 시장은 현 체제 유지와 비교했을 때 1년차에는 거의 차이가 없으나, 2년차부터 증가 폭이 급격히 커지면서 4년차에 이르면 무려 약 70%까지 증가해 그 규모만 해도 약 3조8천억여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 민방은 1년차에는 20% 이상의 대폭 감소가 예상되지만, 이후 꾸준히 호전되어 4년차에는 소폭의 상승이 기대되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여기에는 변수가 숨어 있다. 이 보고서에는 ‘이러한 결과는SBS와 지역 민방의 현행 전파료 배분 체계가 지속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며, 경쟁체제가 도입될 경우 현행 전파료 배분 체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역 민방의 광고비 감소 폭은 실제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종교 방송의 경우에는 4년차에 현 체제 유지 대비 90%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3대 일간지 광고 시장은 현 체제 유지와 비교했을때 1년차에 13.1% 감소하고 3년차에는 44.2%까지
감소해 경영상의 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타 일간지들은 첫해부터 39.4%의 광고 감
소로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뉴미디어시장은 매년 꾸준히 광고 증가 폭이 커지면서 4년차
에는 50% 이상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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