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은 잡아도 세균은 못 잡는 병원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08.10.0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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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공 장소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깨끗한 장소라고 생각하는 곳은 어디일까. 아마도 병원이 가장 윗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몸이 아픈 환자들이 진료를 받는 곳이기도 하고, 병원하면 떠오르는 하얀 벽면에 의사와 간호사의 하얀 가운이 병원의 깨끗한 이미지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진료 과정에서 위생과 청결을 강조하는 의료진의 태도 역시 병원은 깨끗한 곳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그래서일까. 지난 10월2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친박연대 정하균 의원이 발표한 서울시 의료기관 실내 공기 질 측정 결과는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다. 정의원에 따르면 서울시 49개 의료기관 중 10곳에서 공기 중 부유 세균 측정치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그중에는 서울보훈병원, 이대부속 목동병원,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순천향의대부속 순천향병원 등 유명 병원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깨끗함이 실제 깨끗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사실 병원에서 세균의 위험성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 자체적으로도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겠지만 이번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병원도 더 이상 ‘안전 지대’는 아니다. 현대 의학으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세균들은 여전히 많다. 특히 현존하는 항생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MRSA(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는 감염될 경우 목숨까지 위험해진다. MRSA의 주요 감염 경로는 병원 내부이다. 대부분 수술, 혈액 투석, 장기 입원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자들에게 감염되지만 일반인이라고 안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

감염을 피하기 위해 병원에서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은 상식이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창피해할 일이 아니다. 자신의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병원 세면대 앞에는 깨끗이 손을 씻는 법에 대한 설명을 붙여놓은 곳이 많다. 평소 손 씻는 시간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방법이어서 그냥 무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제라도 주의를 기울여 따라해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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