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때도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 정락인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08.10.0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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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식품 사고, 잊을 만하면 터져 … 이산화황·말라카이트 그린 등 종류도 갖가지

중국산 유해 식품 파동은 지난 2000년 이후 벌써아홉 번째이다. 크고 작은 식품 파동이 1~2년 꼴로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의 식탁에서 중국산 식품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대형 마트는 물론 재래시장까지 중국산 식품이 곳곳에 침투해 있다.

지난 2월 <시사저널> 취재진은 다소 엉뚱한 조사를 했다.서울 강남 지역에 있는 고급 뷔페에서 배출한 캔 용기를 살펴 보니 10개 중 9개가 중국산이었다. 비닐 파우치 제품도 빵이나 떡, 갈비탕 등에서 모두 중국산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처럼 중국산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동안 우리의 먹을거리를 위험에 빠뜨린 중국산 식품은 냉동 꽃게, 냉동 복어, 냉동 참조기, 찐쌀, 장어, 김치, 노래방 새우깡 등 다양하다. 이번에는 과자와 분유 등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었다. 2000년에 중국산 냉동 꽃게와 냉동 복어에서 모두 3백10kg의 납덩이가 발견되었다. 납덩이 외에도 볼트 등 쇠붙이 11개가 나왔다. 이후에도 중국산 냉동 꽃게는 여러 차례 문제를 일으켰다. 2002년 7월에 납덩이가 재검출되었고, 2006년 5월에는 표백제 주성분인 이산화황이 검출되었다.


2004년에는 중국산 냉동 참조기의 위에서 사료가 나왔고, 그해 8월에는 중국산 찐쌀에서 표백제 성분인 이산화황이 검출되었다. 중국산 찐쌀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뻥튀기, 쌀강정, 떡볶이, 김밥 등을 만들 때 주로 사용된다. 이산화황이나 이 물질이 포함된 아황산염류는 많은 양을 섭취하면 천식, 발작, 두통,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다.

2005년은 중국산 식품 사고 기록으로 보면 최악의 해이다. 7월에 중국산 장어에서 발암물질 ‘말라카이트 그린’이 발견되자 국민은 또다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살아 있는 중국산 장어 1개 품목과 냉동 조미 장어 6개 품목에서 이 화학물질이 검출되었다. 말라카이트 그린은 곰팡이나 세균 감염 방지제나 산업용 색소로 주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같은 해 10월에는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다. 당시 식약청은 시중에 유통되는 김치에 대한 안전성 검사 결과, 9개 중국산 제품에서 회충, 구충, 동양모양선충 등 3개의 기생충 알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로 말미암아 국내 전역으로 중국산 김치 공포가 확산되면서 일반 식당에서는 김치가 남아돌아 골칫거리가 되기도 했다. 식약청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이후 수입되는 모든 중국산 김치에 대해서는 전수 검사를 통해 안전성이 확인된 제품만 통관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국내외산 김치에 대해 기생충 검사를 하기로 했다.

일본도 냉동 만두에 멜라민 분유로 엎친 데 덮쳐

지난해 4월에는 노래방 새우깡에서 ‘생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와 큰 파장이 일었다. 농심이 중국의 자체 공장에서 반제품으로 생산해 들여온 새우깡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식약청의 실사 결과 제조 공정의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농심은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전면 중단해야만 했다.

올해 초에는 일본에서 중국산 냉동 만두를 먹은 사람들이 약물 중독 증세를 보이면서 일본 열도가 시끄러웠다. 일본 당국이 조사를 벌인 결과 만두에서 살충제 성분이 발견되었다. 당시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만두는 2천6백54t에 달했다. 일본의 살충제 만두 여파는 국내로 퍼져 관계 당국은 중국산 만두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중국산 식품의 수입량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유해 식품 파동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보건 당국의 검역 강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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