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기’보다 ‘더하기’ 막는 습관을 들여라
  • 조고은 (메디컬투데이 기자) ()
  • 승인 2008.10.14 12: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만 치료는 ‘감량 체중 유지’가 더 중요 식사 요법과 주기적인 운동 병행해야

▲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유산소성 운동이 효과적이다. 위는 한강고수부지에서 아침 운동을 하고 있는 시민들. ⓒ시사저널 박은숙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과체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몸 안에 체지방이 과잉으로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체지방의 구성 비율이 18%를 넘으면 과잉으로 축적된 상태라고 할 수 있으며, 보통 남성은 20%, 여성은 30% 이상 증가되었을 때를 비만이라고 말한다.

비만은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그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예방법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웰빙 수칙’만 잘 지켜도 어렵지 않게 예방할 수 있다.

즉, 건강하게 먹고 주기적으로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잠을 잘 자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일단 비만에 접어든 이후에는 예방과 달리 다시 살을 빼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자칫 잘못 세운 계획은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 치료는 ‘짧은 시간에 얼마나 체중을 빼느냐’가 아니라, 체중을 서서히 줄이면서 ‘얼마나 오랫동안 감량 체중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단기간의 체중 감량은 체중의 재증가로 이어지기 쉬워 천천히 줄이면서 감량 체중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식사 요법을 쓰거나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방법 등으로 근본적인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우선 식사 요법을 살펴보면, 가장 기본이 되는 사항은 적게 먹는 것이다. 활동량이 적어 체중이 늘었다면 활동량을 늘려 체중을 줄일 수 있지만 많은 경우 운동과 함께 칼로리를 줄여야 체중 감소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제일 좋은 방법은 탄수화물 대 단백질 대 지방의 비율을 65 대 15 대 20으로 유지하면서 하루 칼로리 섭취량을 남자 2천3백kcal, 여자 1천9백kcal에서 남자는 1천2백~1천6백kcal, 여자는 1천~1천2백kcal로 줄여 저열량 균형식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평소 섭취량보다 1일 5백~1천kcal 부족하게 먹으면 매주 0.5~1kg을 줄일 수 있다.

반면 단식이나 8백kcal 미만으로 먹는 초저열량 식사 처방(very-low-calorie diet, VLCD)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와 함께 식사 시작과 동시에 물 한 컵을 마시는 것과 밥공기를 작은 크기로 바꾸는 것, 처음부터 식사량을 적게 하고 마지막 한 숟가락을 남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굶거나 과식을 하지 않고 하루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해야 하며 식사 전체의 양은 약간 배고픈 기분이 들도록 하고 식사 시간은 적어도 20분 이상으로 하되 식사 후 바로 자지 않아야 한다. 식품은 기름기와 당분이 적은 것으로 고르고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식욕 억제제 등 약물 요법 쓸 때 부작용 유의해야

운동도 식사와 함께 중요한 비만 치료 수단으로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에너지 소비량을 증가시켜 체중을 줄이고 심폐 지구력을 향상시켜 기초대사량을 늘려줄 뿐 아니라 체내 지방의 분포를 개선시켜 복부 비만, 특히 내장 지방 비만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은 강도가 높은 운동보다는 낮은 운동이 더 효과적이며, 꾸준하게 해야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유산소성 운동이 효과적이다. 무산소성 운동을 할 경우 에너지 소비량은 많지만 지방이 아닌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므로 체지방을 감소시키기 어렵다.

▲ 너무 적게 먹는 것보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식사 요법을 찾는 것이 좋다. ⓒ시사저널 DB

일반적으로 빨리 걷기(속보),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산 등이 흔히 권장되는데 무릎관절이나 허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수영이 바람직하다. 운동 강도는 최대 운동 능력의 50~60% 정도로 맞추는 것이 좋고 단계적으로 운동 시간을 늘리며, 1회 운동 시간은 1시간을 넘지 않으면서 주 5~6일씩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일상 생활에서 신체 활동량을 증가시키는 노력을 습관화해야 한다.

비만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물은 주로 체중 조절을 위한 약물로서 위와 장 등의 말초조직에 작용해 지방의 흡수를 방해하는 약물과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을 감소시키고 포만감을 높이는 약물의 두 가지 부류로 대별된다.

하지만 약물 요법에 따른 부작용이 없지 않고 체중 감소 효과 또한 아주 월등하다고 할 수 없다.
비만에 사용되는 약제는 크게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약물(식욕 억제제, 음식물의 흡수나 지방산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과 지방 이용을 자극하는 약물(열대사 촉진제)로 분류할 수 있다.

이문규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장은 “식욕 억제제는 단기간에 사용할 때 확실한 체중 감량 효과가 증명되었으나 장기간 사용할 경우 습관성과 내약성 및 부작용 등으로 인해 사용하기가 어려워진다. 최근까지 식욕 억제제로 많이 사용되어왔던 ‘펜-펜(phen-fen)’이 심장판막 질환과 폐동맥 고혈압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실이 알려져 얼마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사용 중지 명령을 받은 점은, 비만의 약물 치료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이교수는 “비만증 치료를 위하여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의 개발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이 성공적으로 개발된다 하더라도 약물 치료의 시기나 방법, 비만의 종류에 따른 약제의 특이성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있으므로 편한 약물 치료를 생각하기에 앞서 철저한 식사 요법과 운동 요법을 준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단기간의 체중 감량을 위해 구토, 하제(변비약), 이뇨제 등을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위험할 수도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

우선 반복되는 구토는 치아, 침샘, 인두, 식도 등에 합병증을 일으켜 폐렴이나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하기도 한다.

하제(변비약)의 사용은 처음에는 쾌변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오래 사용할수록 더 강한 약을 써야만 하고, 약을 쓰지 않으면 오히려 변비가 될 수 있다.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면 장의 정상적인 배변 기능이 마비되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이뇨에 의한 수분 배출은 탈수를 일으켜, 목마름·점막 건조·빈맥·피로·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콩팥 손상·심장마비·혼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