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는 한국인 둘 중 하나는 ‘비만 환자’
  • 조고은 (메디컬투데이 기자) ()
  • 승인 2008.10.14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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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뚱보 시대’, 남자의 배가 여자보다 더 많이 굵어진다

▲ 복부 비만은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뉴시스
한국인의 몸이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우리나라인구 10명 중 3명은 비만이며, 대다수 비만 전문의들은 이 수치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만 유병률이 지난 7년간 꾸준히 증가해온 것을 볼 수 있다. 1998년에 26.3%에서 2001년에 29.6%, 2005년에 31.7%에 이르는 증가율을 보인다. 특히 현재의 비만 인구 추세대로라면 2025년에는 국내 성인 2명 중 1명은 비만 환자가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2005년 제3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검진 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5천5백2명의 자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 7월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와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국내성인의 비만 특성을 살펴보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조사 결과 국내 20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1.5%였으며 남자는 35.1%, 여자는 28.9%였다. 남자는 40, 50대까지 유병률이 상승하다 이후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고, 여자는 40, 50대에서 비만 유병률이 급격히 올랐다.

복부 비만 유병률은 20세 이상이 24.0%, 30세 이상이 27.8%였으며 그중 남자는 24.6%, 여자는 23.4%였다.

남자는 50대까지 복부 비만 유병률이 상승하다 이후 서서히 하락하는 추세였으며 여자는 40, 50대까지 복부 비만 유병률이 급격히 상승했다. 여성의 비만 및 복부 비만 유병률 상승은 폐경으로 인한 변화로 추정된다.

문제는 비만 중에서도 중년이 많이 앓는 복부 비만은 더욱 위험성이 높다는 점이다.복부 비만은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을 야기해 심장병과 뇌졸중으로 쉽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가 2007년 1월부터 3월까지 종합검진센터를 방문한 9백78명을 대상으로 복부 비만과 심혈관계 질환과의 상관성을 조사한 결과 단순 비만 환자보다 복부 비만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이 연구에 따르면 남녀 모두에서 체질량 지수(BMI)가 정상(25kg/㎡ 미만)이면서 복부 비만이 있는 환자(허리둘레: 남 90cm 이상, 여 80cm 이상)가 비만(25kg/㎡ 이상)이지만 복부 비만은 없는 사람(단순 비만)에 비해 상완(팔 윗부분)에서 발목까지의 맥파 전파 속도가 높았다. 맥파 전파 속도는 심장에서 나간 피가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속도로 이것이 빠를수록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부 비만이 있는 사람은 혈관이 딱딱하거나 좁아지는 동맥경화 진행속도가 빨라 단순 비만인 사람보다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더 크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내분비대사센터 정호연 교수는 “상반신 비만은 복부에 지방이 침착되어 이른바 ‘사과형’의 체형이며 남성 비만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하반신 비만은 복부에서 아래, 특히 둔부와 대퇴부에 지방이 현저히 침착되어 ‘서양배형’의 체형을 이루며 여성 비만에서 많다. 비만도가 같은 남녀를 비교해보면, 합병증을 동반할 빈도는 남성 쪽이 높고 또한 여성에게도 상반신 비만이 발생하면 당뇨병, 동맥경화, 통풍, 고혈압 등의 합병증이 많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20세 이상 인구에서의 비만 유병률은 1998년 26.3%에서 2005년에 31.5%로 상승했다.

남자의 비만 유병률은 1998년과 2001년, 2005년에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였지만여자는 1998년에 비해 2001년에는 약 3% 정도의 상승 추세를 보였으며 2005년에는 오히려 약 1% 정도 하락했다.

남자의 경우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1998년 이후 비만 유병률이 상승했고, 이런 추세는 50세 이상의 고연령층에서 두드러졌다. 여자의 경우 1998년 이후 연령대별 비만 유병률의 급격한 상승은 보이지 않았으나 6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연구 결과 우리나라의 성인 비만 인구는 매년 40만 명 정도씩 빠르게 증가하며 주로 남자들의 증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제1기 조사(1998년) 때부터 지난 7년간의 증가 추세를 기준으로 추정했을 때 2025년의 국내 성인 비만의 유병률은 거의 2명 중 1명 정도가 될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비만전문위원회는 현재 비만 인구 증가 추세가 지속되면 2025년에는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비만 환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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