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방미’ 이끈 그 단체 이번엔 서울평화상까지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8.10.1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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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라 살포 도와주는 미국 디펜스포럼재단

ⓒ시사저널 임영무
올해로 제9회를 맞은 서울평화상의 수상자는 디펜스포럼재단의 수잔 숄티 여사(사진)이다. 하지만 국경 없는 의사회,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 옥스팜 등 서울평화상의 역대 수상자들과 비교해볼 때 수잔 숄티는 그 성격이 약간 다르다.

수잔 숄티가 몸담고 있는 디펜스포럼재단이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은 지난 2003년 황장엽씨의 미국 방문 때였다. 황씨의 미국 방문을 주선했던 단체가 디펜스포럼재단이다. 1997년 5월부터 지속적으로 황장엽씨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게다가 1998년에는 탈북자 출신인 이순옥씨 등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에 관해 증언할 수 있도록 후원했다. 이순옥씨는 미국에서 여러 차례 북한과 관련해 증언을 했는데 이를 두고 탈북자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고 과도한 거짓말을 한다”라는 비판이 일었다. 그의 증언 중에는 “기독교도에게 쇳물을 부어 죽게 했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한 탈북자 단체 관계자는 이씨를 두고 “남한으로 따지면 장영자 같은 사기꾼이다”라고 말했다.

정리해보면 디펜스포럼은 한국의 보수 대북 단체를 선점한 미국의 보수 민간 단체로 요약된다. 강경 매파인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이 후원자 명부에 이름이 올라 있는 사실도 이를 증명한다. 북한 관련 단체의 한 관계자는 “북한 인권 문제를 선점하면서 디펜스포럼의 위상도 덩달아 커지고 후원금도 많아진 것으로 안다. 그래서 디펜스포럼은 남한 내 NGO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수잔 숄티 씨가 서울평화상 수상을 위해 한국에 도착한 뒤부터 각종 행사에동행했다. 디펜스포럼은 박대표의 단체가 삐라를 뿌리는 데 드는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지난 9월23일 박대표가 부시 대통령을 만나는 과정에서는 그녀가 가교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 큰 액수의 지원을 바라기 어려운 탈북자 단체들에게 미국측의 지원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하지만 디펜스포럼과의 창구는 박대표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한 탈북자 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삐라를 뿌려오면서 고생했던 사람은 따로 있는데 박대표가 그 상징성을 다 차지해버렸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0월10일 박대표가 준비한 삐라 10만장을 살포하는 이벤트에 수잔 숄티 씨가 참석했다. 거기에는 관계자보다 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이미 당도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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