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으라 했는데…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08.10.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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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받게 될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시사저널 이종현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100일도 되기 전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였다. 첫 주민직선제에서 ‘반(反)전교조’를 기치로 내걸어 당선되었지만, 선거 비용으로 사용한 차입금과 후원금이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인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그가 받고 있는 도덕적 타격은 심각하다.

공교육감은 지난 7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학원 관계자들로부터 7억9천여 만원을 빌렸다. 이 중 5억9백여 만원은 유명 입시 학원인 종로엠스쿨 중구분원 최명옥 원장이, 2억여 원은 수도학원을 운영하는 성암학원 이재식 이사장이 각각 빌려주었다. 이이사장은 공교육감의 은행 대출 10억여 원 중 8억원에 대한 보증을 서기도 했다. 공교육감은 ‘제자’와 ‘매제’에게서 개인적으로 돈을 빌렸을 뿐 어떠한 대가나 보상도 약속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해명이 궁색하다는 지적이 많다. 학원을 지도·감독해야 할 교육감이 학원 관계자에게서 선거자금을 빌렸다는 사실 자체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것이다. 특히 공교육감은 그동안 학원 교습 시간 연장, 국제중학교 신설 등 ‘친학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종로엠스쿨의 한 분원에서 이미 국제중 대비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교육청의 사교육 단속에서 이 학원이 제외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유착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후원금도 도마에 올랐다. 공교육감은 선거 기간 현직 교장·교감 등 21명 정도에게 10만원에서 100만원가량의 격려금을 받았다. 돈의 성격을 놓고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장에 대한 인사권과 관리·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뇌물’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공교육감은 또 선거 당일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으로부터도 3백만원을 받았다. 하나금융지주는 서울 은평 뉴타운 지역에 자립형 사립고 설립을 추진 중인데, 입학 전형 등 세부 사항에 대한 허가권을 서울시교육청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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