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통치약? 큰일 날 소리
  • 윤주애 (메디컬투데이 기자) ()
  • 승인 2008.11.18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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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마늘·약쑥 ‘건강식품 3총사’, 고혈압·당뇨 환자 등은 주의해야

▲ 부작용이 적다는 인삼·홍삼도 일부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위는 건강식품 판매장. ⓒ시사저널 이종현

동서양의 대표적인 항암 식품으로 인삼, 마늘 등이 지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강화약쑥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삼은 정신 기능 장애 및 당뇨, 면역력 등에 긍정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마늘은 고콜레스테롤증에 효과가 있고, 김치의 항암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화약쑥은 근래 들어 널리 알려진 강화 특산물로 당뇨, 항염증 등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 제품은 인체에 유익한 생리 활성 효과 등이 알려져 있으나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국인 대다수가 앓고 있는 고혈압, 당뇨 등 질환을 가진 이들은 이들 건강식품을 구입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암 예방에 좋다는 마늘, 수술 전에 ‘체크’

인삼과 홍삼은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간암, 전립선암 등의 치료 가능성에 대해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나이를 먹으면 입 안이 건조해지는 노인의 경우 홍삼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이론이 제기되면서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최근 당뇨 환자가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당뇨 예방에 적합한 식품 소재로 인삼을 주목하고 있다. 

당뇨는 크게 인슐린 저항성 및 췌장 베타세포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한마디로 체내 혈당 조절에 실패해서 발생하는 상황인데 이를 예방하는 데 인삼 발효물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인삼이나 홍삼은 약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것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력이 약해져 쉽사리 병에 걸리는 사람도 원기 회복을 위해 인삼 등을 섭취하고 있다. 그러나 인삼이나 홍삼을 섭취할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공무원 이 아무개씨(52·남)는 인삼을 먹고 혈압이 올라가 큰일이 날 뻔했다. 혈압이 높은 줄 모르고 있다가 인삼을 먹은 경우이다. 결혼 2년차 김 아무개씨(35·여)는 인삼을 즐기지 않는 편이다. 김씨는 “6개월 전부터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어 인삼을 조심하는 편이다. 인삼이 체내 여성호르몬을 필요 이상으로 분비시킬 수 있어 주의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만병통치약처럼 알려진 인삼도 주의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피임약을 복용하거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호르몬 대체 요법 등을 받는 여성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인삼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촉진해 필요 이상 에스트로겐이 분비될 경우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인삼을 비롯해 은행, 마늘은 수술 시기와 수술 직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전문의들은 인삼이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고 저혈당 효과가 있으므로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환자는 수술 전에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슐린이나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수술을 받기 전에 인삼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일단 이롭다. 인삼을 장기간 섭취한 환자는 체액 고갈, 자율신경계 불안정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수술을 받기 전에 인삼의 장기 복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마늘은 위암·대장암·피부암 등 각종 암을 예방하는 건강식품으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간질환, 동맥경화 등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 저하, 혈전 생성 억제 및 항산화 작용 등 생리 활성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얼마 전 호주 아들레이드 대학 연구팀은 마늘 보충제가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일부 약물처럼 혈압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마늘 보충제가 고혈압 치료에 대한 보조적 요법 또는 대안적 요법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김치도 ‘마늘’이 들어가 항암 효과가 크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추세이다. 한국인의 음식은 마늘이 많이 사용되므로 장수 식품으로도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건강식품 마늘을 섭취할 때도 수술 전인 환자 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유건희 교수는 마취과학회를 통해 수술을 받기 7일 전에는 마늘을 과다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발표했다. 마늘에는 항혈소판, 항산화, 섬유소용해 작용이 있어 아스피린, NSAIDs, 와파린, 헤파린의 작용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출혈 시간이 길어져 수술을 받는 중이나 수술 이후 출혈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교수는 논문을 통해 마늘을 하루 약 2천mg 이상 과도하게 섭취한 사람은 혈액 속 혈소판 기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정도 수준은 보통 하루에 마늘을 4뿌리 이상 섭취하는 양이다.

또, 메이요클리닉 연구팀이 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많은 사람이 마늘, 인삼을 잘못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마늘이나 인삼 등의 약용제를 섭취하는 성인의 50%가량이 검증된 효능에 맞는 복용법에 따른 섭취를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고콜레스테롤증은 마늘, 정신 기능 장애 및 당뇨는 인삼 등의 기준을 정해 조사한 결과 32% 상당의 사람만 각 약용제에 대해 효능에 맞는 적절한 용량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삼은 단 3.8%에 해당되는 사람만 적절한 용량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60세 이상 노인과 흑인들이 용법을 벗어나 무분별하게 약용제를 복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 건강식품 ‘강화약쑥’, 맹신은 금물

경기도 강화군은 현재 오래전부터 알려진 강화약쑥의 효능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강화약쑥에 대한 항당뇨 등 10여 종의 효능을 시험하고 보고회도 열었다. 군은 앞으로 강화약쑥이라는 브랜드를 강화해 항 당뇨 개별인정형 건강 기능 식품으로 출시하거나 의약품 등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실제로 강화약쑥은 최근 신문 광고 등을 통해 당뇨에 좋다고 홍보되고 있다. 손발·몸·배가 차거나 속이 더부룩한 사람, 몸의 원활한 순환에 강화약쑥이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또 성인 남녀의 건강과 활력, 애주가의 술자리 전후에 더 좋다는 홍보 문구도 자극적이다. 강화약쑥에 다량 함유된 플라보노이드 화합물, 유파틸린, 자시오시딘 등이 다른 지역의 약쑥보다 100~2백 배 더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고려대 안암병원 통합의학과 김정화 교수는 “인삼, 마늘, 강화약쑥 등 어떤 건강식품도 약처럼 맹신해서는 금물이다. 특히 고혈압 환자지만 자신의 혈압이 높지 않다고 알고 있는 이들에게 이들 식품은 위험할 수도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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