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젊은이들이여, 인생의 ‘의미’를 찾기 바란다”
  • 조철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08.12.1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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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공지영씨 인터뷰

▲ 공지영 ㅣ 소설가. 1963년 서울 출생. 1988년 에 으로 데뷔. 21세기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 수상. ⓒ그림 최익견

이름 앞에 ‘최고, 베스트’가 붙기도 한다. ‘공지영 신드롬’이라는 말도 있었다. 부담되지는 않나?

부담된다. 문화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 ‘대중들의 변덕’에 시달린다. 독자의 사랑을 못 받으면 당장 수입이 줄어드는데 프로로서 그 점도 마음에 걸려 한다. 하지만 최고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나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사람이 나오기를 바란다.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에 새 소설 <도가니>를 연재하고 있다. 악플로 여겨지는 댓글이 눈에 띄던데, 악플에 대항할 내공이 있는가.

그 점을 주위 사람들이 걱정해주셨다. 악플은 누구나 싫은 것이다. 그전에도 당했는데 그 고통을 삶으로 견뎠다.

<도가니>는 ‘청각장애인 학교인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 판결을 수화로 전해들은 청각장애 학생들의 이상한 신음소리가 법정을 울렸다’는 기사의 마지막 줄에 충격을 받고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했다. <도가니>는 어떤 작품인가?

사건이 발각되고 조사가 이루어지는데 사건에 연루된 상류층 인사들이 담합해서 사건을 덮으려 하자 그에 맞서 진실을 밝혀내려고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는 딸에게 보내는 메시지이다. 엄마와 딸이 소통하기도 쉽지 않다. 그 책은 어린 독자들에게도 많이 읽힌 것으로 알고 있다. 인터넷 연재에서도 어린 독자들과의 소통을 염두에 두고 쓰는가?

작가에게는 책을 내는 자체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댓글을 보면서 놀랐다. 읽어주시는 분들 중에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숨어 있던 분’들도 많다는 것을 느끼면서 부담스럽기도 했다. 놀랍고도 감사했다.

한때 페미니스트로 불리기도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수식어가 떨어져나갔다.

10년 전 이야기이다. 자유주의자니 페미니스트니 다 얽매는 것 같다. 나는 어디에 얽매이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그렇다고 숨어 지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거리낌 없이 살고 싶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좌충우돌’이다.  

취업 문제 등으로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힘들다고 한다.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어려운 젊은이들을 보면 가슴이 무너질 정도로 아프다. 하지만 힘들다는 생각은 안 했으면 한다. 취직이 안 되거나 하는 그런 시대는 언제나 있었다. 요즘 20~30대를 보면 무의미한 인생을 사는 것 같다. 수능 다음에 토익 점수, 사회에 나가서는 연봉을 따지는…. 그것은 감옥 같은 것 아닌가. 그들에게 결여된 것은 왜 살아가는지에 대한 ‘의미’인 것 같다. ‘의미’를 못 찾으면 인생은 부질없고 처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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