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휴머니즘 담긴 시대의 몸짓 펼치겠다”
  • 김지혜 (karam1117@sisapress.com)
  • 승인 2008.12.1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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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 안무가 안애순씨 인터뷰

ⓒ그림 최익견
가장 영향력 있는 차세대 인물로 뽑혔다. 소감은?

20년 넘게 한국의 정체성, 역사, 문화를 대변하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난해한 현대무용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이 점을 인정해준 것 같다.

외국유학을 다녀오지 않은 현대무용가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20대 중반 무렵, 스스로 작가로서의 확신을 얻고, 내 이름을 무용계에 각인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유학을 미루었다. 바쁘게 살다 보니 유학을 가겠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후회하지는 않는다.

어린 나이에 미국이나 프랑스에서 교육받았다면 온전한 나만의 움직임이나 정체성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발레와 같이 순수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품을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작품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우리는 내면에서 자유와 휴머니즘을 열망하지 않는가. 나는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를 해야 하고, 그런 플롯을 만들어야 하며, 그 역할을 예술이 해야 한다고 믿는다.

안무를 만들 때 관심이 가는 주제들이 있다면.

한국의 문화적·사회적·역사적인 충돌이 우리에게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에 관심이 많다. 급격한 근대화 과정에서 오는 문화적 혼란과 갈등의 문제, 집단에 다양한 개인성이 매몰되는 문제 등이다.

2006년 한국뮤지컬대상 안무가상을 수상했다. 순수 무용으로 사회문제를 폭로하던 평소 안애순의 안무 경향을 고려할 때 조금 의외이다.

대중들이 많이 보는 <대장금> <바람의 나라>와 같은 창작 뮤지컬의 안무는 의무감을 가지고 담당했다. 어느 나라에서도 순수 예술은 대중과 가깝지 않다. 순수 무용은 본질을 찾아내기 위한 연구실 같은 영역이다. 그렇게 순수 무용에서 찾은 근원적인 움직임이나 안무 스타일이 고립되지 않고 대중들과 만나려면 뮤지컬과 같은 문화 상품이 필요하다.

앞으로 활동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다수의 폭력에 무감각해지는 개인의 문제를 다룬 <백색소음>이라는 작품에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2010년부터 미국과 유럽 각지에서 공연한다. 내년 6월에는 LG아트센터에서 창작 안무를 선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무용이라는 한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분야의 작가들과 공동 작업을 시도해보려고 한다.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작가들을 찾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귀와 눈과 감각이 충족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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