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금융 위기 한파에 가치 투자 전도사 ‘소신 전망’ 눈에 띄네
  • 이석 (ls@sisapress.com)
  • 승인 2008.12.15 22: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채원 부사장·이남우 대표, 상위권에


최근 글로벌 금융 위기가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 산업의 어려움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은행권에서 시작된 유동성 위기가 저축은행, 여신 전문 업체 등 제2 금융권으로 급속히 퍼져 그 끝이 어디인지 종잡을 수조차 없다. 주식이나 펀드는 연이은 악재로 인해 불과 1년여 만에 반 토막이 나다시피 했다. 내년 2월 금융 선진화를 위해 자본시장통합법이 도입되지만, 금융 환경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그래서일까. 금융 부문 차세대 리더를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56%)이 ‘모름’이라고 답했다. ‘없다’라는 응답도 34%에 달했다. 금융 부분 전문가 10명 중 4명이 부정적으로 현재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벨류자산운용 부사장과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리서치 부문 대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등이 그나마 눈에 뛰는 인물로 거론되었을 뿐이다. 이채원 부사장의 경우 최근 ‘가치 투자’를 표방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형주보다는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집중 공략함으로써 ‘가치 투자’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곤란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그는 최근 보도 자료를 통해 “펀드 수익률이 좋지 못한 것에 전적으로 통감한다.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대형주나 거래량이 높은 종목을 중시하는 성향이 커진 탓이다. 그러나 이부사장은 오히려 자신의 허점을 인정하고 투자자에게 공개 사과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리서치 부문 대표도 최근 활발한 대회 활동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각종 언론사에 기고하는 칼럼은 상당한 가독률을 보여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자신의 허점 인정해 좋은 평가받기도

평소 조용한 성품 때문에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도 향후 금융계의 차세대 리더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국내 증권사 사상 최연소 CEO로 최근 한국투신운용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는 최근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이 몰락했다고 해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달라진 것은 없다. 금융시장이 위기라지만 한국 자본시장이 취약한 만큼 IB를 키운다는 의지가 꺾여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정확히 50세인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겸 부사장도 증권가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40대가 정년일 만큼 나이를 먹으면 버티기 어려운 애널리스트 세계에서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소신 있는 전망으로 ‘족집게’라는 별명과 함께 팬클럽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 역시 향후 한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부사장은 지난 9일 국회 현장경제연구회가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내년 하반기에는 서서히 소비가 증가하고 아주 어려운 경기에서 탈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듯 금융가에서도 최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등을 잇는 ‘스타’들의 탄생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차세로 리더’로 꼽힌 4명의 지목률은 10%로, 전체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금융 위기 이후 금융 부문의 세대교체와 함께 이미지 쇄신 작업이 한층 빨라질 것을 예고하는 징표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