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아동 학대, 누가 방치하는가
  • 이석 (ls@sisapress.com)
  • 승인 2009.01.20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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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신고 건수 3배 증가…영아 학대도 4.3%

한 살 배기 김 아무개 아기는 지체장애 2급인 한국인 아빠와 필리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빠는 엄마가 손으로 밥을 먹거나, 짧은 옷을 입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강압적으로 어머니를 통제했고, 어머니는 스트레스를 받았다.

엄마는 남편에게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아이 앞에서 유리를 깨고 물건을 던지곤 했다. 아기는 집안에서 내팽겨진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요즘에는 영양실조에 걸려 시름시름 앓기도 한다. 이대로라면 언제 죽을지 모른다. 보다 못한 이웃 주민의 신고로 아기는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채 보호 시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역시 한 살 배기인 이 아무개 아기는 부모의 무관심 속에 허망하게 숨졌다. 아기는 한국인 아빠와 베트남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나자마자 다운증후군 장애와 함께 심장병을 앓았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기의 장애를 알고 양육을 포기한 채 방치했다. 이같은 사실이 뒤늦게 아동학대센터에 신고되었고, 센터에서는  심장수술을 했다. 그러나 아기는 숨지고 말았다.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다문화가정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1백84건에 달하고 있다. 그것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29건에서 2007년 68건, 2008년 10월 현재 87건으로 3년에 만 3배로 급증했다. 1~6세의 미취학 아동들이 74명(40.2%)으로 가장 많았고, 7~9세 아이들도 49명(26.7%)이나 되었다. 심지어 1세 미만의 영아도 8명(4.3%)이 있었다.

원의원은 “현재 전국에 있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결혼 이민자에 대한 언어나 문화 교육에 치중하고 있어 2세에 대한 정보를 거의 갖고 있지 않다. 서둘러 인력을 보강해 2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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