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되살아난 ‘명성황후’ 무대를 호령하다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09.01.20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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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 장기 공연으로 높은 선호도…<난타> 2위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 뮤지컬은 무엇일까.

ⓒ한겨레신문

<오페라의 유령> <캣츠> <맘마미아> 등 해외 유명 뮤지컬의 오리지널 공연, 라이선스 공연 등이 성황리에 공연되고는 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라면 창작 뮤지컬을 선택하는 것이 타당하다. 매년 100편 이상이 만들어질 정도로 국내 창작 뮤지컬도 양이나 질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시사저널>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대표 뮤지컬로 <명성황후>가 첫손에 꼽혔다. 논버벌 퍼포먼스 <난타>가 <명성황후>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두 번째 순위에 올랐다. 그 다음으로
<지하철 1호선>, <루나틱>, <점프>가 뒤를 이었다. <명성황후>는 여성의 선택을 많이 받았고, <난타>는 상대적으로 남성의 선택을 많이 받았다. 연령별로는 <명성황후>가 40대 이후의 중·장년층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았고, <난타>는 30대 관객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명성황후>는 한국 최초의 초대형 창작 뮤지컬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명성황후 시해 100주년이었던 1995년 예술의전당에서 초연된 이후 지금까지도 꾸준히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1997년 뉴욕 링컨센터, 2002년 런던 웨스트엔드, 2004년 토론토까지 해외 공연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지난 2007년에는 100만 관객을 돌파하기도 했다.

<명성황후>는 명성황후 시해라는 울분의 역사를 재조명했다. 뮤지컬이 성공을 거둔 이후 명성황후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제작되기도 했다. 우리도 모르게 사용했던 ‘민비’ 대신 명성황후라는 호칭이 자리 잡는 데도 한몫했다. 윤호진 연출, 이문열 원작, 양인자 작사, 김희갑 작곡이라는 화려한 제작진이 탄탄한 이야기와 음악을 만들어냈다. 뮤지컬 평론가 조용신씨는 “<명성황후>는 한국형 사극으로 전 계층을 아우르고 있어 좀더 대중적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명성황후> <난타>, 해외 진출 이정표 세워”

<난타>는 한국의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극화한 논버벌 퍼포먼스이다. 사물놀이 특유의 흥겨운 리듬과 주방에서 사용되는 칼, 도마, 국자 등으로 만들어내는 독특한 소리가 어우러져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1997년 초연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창작 뮤지컬의 신화로 자리 잡았다. 지금도 전용극장에서 장기 공연 중이다.

논버벌 퍼포먼스의 세계적인 유행이 시작될 무렵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제작된 <난타>는 해외에서 국내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99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평점을 받은 것을 발판으로 일본, 영국, 독일, 미국 등지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펼쳤다. 2004년에는 아시아의 창작 공연물로는 최초로 뮤지컬의 본고장인 브로드웨이에 전용관을 설립해 장기 공연에 들어갔다. <난타>는 한국 창작 공연물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난타>의 성공을 바탕으로 젊은 감각의 창작물이 에딘버러 페스티벌 등을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을 노크하게 되었다.

조용신씨는 “10년 이상 장기 공연된 <명성황후>와 <난타>는 해외 진출의 이정표를 만들었다. 꾸준히 수정·발전시켜 나간 것이 국내외에서 꾸준한 성공을 거둔 발판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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