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못 가린 ‘몰지각’, 몰매에 무너지다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9.02.1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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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6일 폐쇄된 강호순 팬카페.

강호순 팬카페가 지난 2월6일 결국, 폐쇄되었다. 개설된 지 5일만이다. 개설 직후 네티즌들의 맹비난에도 카페를 폐쇄할 수 없다고 고수해온 운영자가 결국, 무릎을 꿇었다. 

카페 운영자인 ‘GreatKiller’의 구체적인 신상 정보가 인터넷 사이트의 각종 게시판에 올려지자 신변의 위협을 느껴 폐쇄한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운영자의 실명과 나이, 재학 중인 학교, 구체적인 집 주소까지 올려놓고 ‘그 녀석이 사는 지역에서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찾아가서 죽여달라’라는 등 극한 반응을 드러냈다.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언론의 지적 또한 운영자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운영자는 그동안 ‘살인범의 인권도 피해자 못지않게 중요하다’라며 카페 존치를 주장해왔다. 또한, ‘한쪽으로 기울어가는 여론에 제동을 걸고 싶었다’라며 ‘앞으로 범죄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가 터질 때마다 그 이슈를 접하는 일반 대중에게 두고두고 범죄자의 인권이 상기되게 하는 것이 카페의 최대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카페는 폐쇄되었지만 운영자가 던진 화두는 여전히 논란으로 남아 있다. 살인자의 인권은 보장받아야 하는지, 보장받는다면 어느 선까지 가능한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몇몇 중앙 일간지가 강호순의 얼굴을 공개하는 바람에 흉악범의 얼굴 공개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이참에 찬반 논란에 종지부를 찍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인권위는 지난 2월5일 흉악범 얼굴 공개를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상황이든 인권을 중시했던 인권위마저 강호순의 만행에는 충격을 받은 듯하다. 공론화의 끝이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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