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사랑이 더 좋아
  • 이재현 (yjh9208@korea.com)
  • 승인 2009.03.03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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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와 가난한 댄서의 러브 스토리…뻔해서 재미있다?

▲ 감독: 유위강 / 주연: 유덕화, 서기

대다수 여자들이 꿈꾸는 사랑 중의 하나가 신데렐라가 되는 것이다. 형편은 좋지 않지만 뛰어난 미모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성을 갖고 기다린다. 지금도 적지 않은 여자들이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서 자신을 데려가줄 날을 기다리며 산다. <신데렐라>는 우리가 아는 동화 가운데 가장 많이 영화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모 밑에서 구박받고 살다가 요정의 도움으로 왕자를 만나 대박이 터졌다는 아주 단순한 줄거리의 이 동화를 왜 자꾸 영화로 만드는 것일까.

뻔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영화나 드라마는 그 전개 방식에 따라 보는 재미가 달라진다. 뻔한 내용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다음 장면을 기다리기만 하면 그만이다. 잘생긴 주인공들이 얼마나 행복하게 끝을 낼지 그것이 궁금할 뿐이다. <라스트 프로포즈>도 그런 영화 중의 하나이다.

홍콩의 억만장자 샘(유덕화 분)은 이혼을 세 번이나 한 불행한 재벌이다. 그의 주변에는 총무부장 조와 운전기사 팀이 있다. 이들은 항상 붙어다니며 친구처럼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카오에 있는 카지노 클럽에 들른 샘의 앞에 밀란(서기 분)이 나타난다. 밀란은 저녁에는 극장에서 춤을 추며 돈벌이를 하다 가끔 카지노 딜러 일을 하는 중이다.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두 사람은 동시에 사랑에 빠진다. 엄청나게 잘사는 남자와 가난한 집의 처녀가 연인으로 발전한다는 설정은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관객들을 편안하게(?) 한다.

세 번 이혼한 부자, 신데렐라를 만나다

<라스트 프로포즈>는 샘 외에 조와 팀의 사랑 이야기도 같이 붙여놓고 있다. 순진하고 역시 가난한 총각과 눈이 맞은 조 그리고 아이 딸린 싱글 맘과 애를 태우는 팀의 사랑이 차라리 신선하다. 샘은 밀란과 결혼하겠다고 나선다. 처음부터 불가능해 보이는 결혼은 마침내 혼전 계약서라는 문서를 만나면서 조금 비틀어진다. 세 번의 이혼으로 상당한 재산 피해를 입어, 샘의 어머니가 미리 위자료를 문서화한 것이다.

서기의 연기는 과장되었고 유덕화도 썩 멋있어 보이지 않지만, 여성 관객들이라면 시간을 죽이기에는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니 신데렐라는 현대에도 가능한 꿈인가 보다. 3월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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