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등록금 목표로 투자하라
  • 공성율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 팀장·CFP) ()
  • 승인 2009.04.0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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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아무개 과장 사례로 본 교육비 마련 재테크 / 사교육비 줄인 돈 적립식 펀드에 가입해

▲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사교육비를 쓰고 있다. 이를 줄이고 재테크를 한다면 아이 등록금 걱정을 덜 수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요즘은 사교육에 들어가는 돈이 공교육의 몇 배에 이른다. 또, 대학 등록금도 한 해에 1천만원이 넘는다. 자녀를 둔 30~40대 직장인들에게 자녀 교육비는 ‘대학 진학 무렵 어떻게 되겠지’가 아니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재테크 목표 중의 하나가 되었다. 내 집 마련-자녀 교육비-노후 은퇴 자금 마련 등 쉴새없이 이어지는 재테크의 표적 이동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번 주에는 교육비 마련 재테크를 사례를 통해 알아보았다. 

중견 기업 과장으로 근무하는 박 아무개씨(40)는 전업주부인 아내와 초등학교 6학년인 딸과 2학년인 아들을 둔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생활하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박씨가 모아놓은 자산은 30평형의 아파트와 금융 자산으로 정기예금 1천5백만원, 정기적금 6백만원 등이 있다. 소득은 세금을 공제한 급여가 월 2백70만원이다. 지출은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를 포함해서 2백35만원이고 저축은 정기적금 35만원이 전부이다. 월 생활비 2백35만원 중에서 자녀 교육비로 지출되는 금액은 98만원으로 순소득의 36.3%, 월 지출액의 41.7%를 차지한다.

사교육비 지출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과장의 부인은 주변에는 이보다 더 많이 지출하는 가정이 많다면서, 작은 아이에게 미술 개인교습도 시키고 싶고 아이들이 원하면 나중에 대학원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자녀 둘이 대학 교육을 마칠 때까지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할지에 대한 질문에 “글쎄요. 1인당 5천만원씩 1억원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막연히 답했다. 본인들의 노후 대비를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박과장 부인은 자녀들 교육이 우선이고 자녀들이 대학 졸업하고 나면 그때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현재 재무 상황에서 교육비 마련을 위한 효율적인 재테크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월 지출액의 41.7%가 자녀 교육비

우선 박씨의 재무 상태는 부채 없이 아파트를 구입했고, 일부 금융 자산이 있는 정도이다. 나름으로 열심히 모아 비교적 일찍 아파트에 투자해 재산 형성을 했지만 금융 자산은 별로 없다. 그 이유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약한 재무 구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재무 구조로는 한 아이를 대학 보내기도 쉽지 않다. 남들이 시킨다고 해서 ‘나도’ 하는 식의 욕심을 부릴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재무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해보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지출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예상되는 자녀 교육비를 산출해보아야 한다. 지금처럼 사교육비를 지출하면서 자녀 둘을 대학까지 졸업시키려면 2억2천4백만원 정도의 교육비가 필요하다. 현재 박씨의 금융 자산 2천100만원을 몽땅 교육비로 충당한다고 해도 2억3백만원이 부족한데 사실상 부족한 금액을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박씨가 부족한 교육비 마련을 위해 투자수익률 8%짜리 금융 상품에 투자한다고 해도 매월 5백50만원  정도는 저축을 해야 가능하다.

방법은 소득의 36.3%를 차지하는 사교육비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물론 교육비만이 아니다. 생활비 중에서도 줄일 수 있는 항목은 최대한 줄이고 검소한 생활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호화스러운 생활은 하지는 않았어도 자녀 교육만은 잘 시켜야지 하는 생각으로 사교육비에 치중했던 것은 사실이다.

박씨의 경우처럼 가정의 재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자녀들을 무턱대고 학원으로 보내는 가정은 많이 있다. 재무적 관점에서 본다면 사교육비는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 사교육비 지출은 소득을 감안해 책정하되, 소득의 20%를 넘으면 곤란하다. 노후자금 마련과 같은 다른 재무목표에도 할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박씨는 하루라도 빨리 사교육비와 생활비를 줄여 35만원밖에 되지 않는 월 저축 비중을 추가로 높여야 한다. 그리고 첫째 자녀가 대학가기 전까지 아직 6년 정도가 남았으니까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교육비 마련을 위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불입하고 있는 적금 상품 이외에 기대수익률을 높게 가져갈 수 있는 적립식 펀드 같은 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녀 교육비는 10년 후, 20년 후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자금이다. 따라서 10년 후, 20년 후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미래 가치로 자녀 교육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교육비의 미래 가치를 계산할 때 중요한 것은 교육비 상승률이다.

이 교육비 상승률은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더 높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최근 8년간의 주요 교육비 물가상승률 및 지표 수익률 현황을 보면 교육비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의 2배 정도가 된다. 대입 학원비 상승률은 평균 6.3%, 사립대 등록금 상승률은 평균 6.4%인 데 반해 일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평균 3.2%로 나타났다.

립대 등록금 인상률 연 6% 감안해야

게다가 갈수록 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비례해 교육비 상승률은 더욱 올라갈 것이다. 미래에 자녀 교육비로 인해 난처한 일을 겪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교육비 상승률을 감안한 미래 가치부터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현재의 사립대학 등록금 인상률인 6%를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현재 대학 교육비를 2천만원이라고 하면 10년 후 입학하는 시점에 필요한 대학 교육비는 3천6백만원 정도가 된다. 즉, 현재의 가치인 2천만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미래에 필요한 3천6백만원을 목표 자금으로 세워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10년 후에 자녀가 대학교에 입학할 때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교육비 마련을 위해서는 안전 자산이지만 저금리인 은행 적금 상품 이외에 수익률을 제고시킬 수 있는 적립식 펀드와 같은 투자 상품을 적절하게 병행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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