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않으면 수익 더 난다
  • 배진환 (부국증권 김포지점 차장) ()
  • 승인 2009.05.05 22: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접·간접 투자 같이하는 홍사장의 사례 / 매도 타이밍 잘 잡는 사람이 고수

ⓒ연합뉴스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자 개인 투자자까지 몰리며  매수세가 살아나 유동성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정책 수혜주와 시장 테마주 등 경기 회복 때 흔히 부각되는 주식들이 장세를 주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린에너지, 대체에너지 개발 붐에 따른 풍력·태양광·원자력 발전 등과 바이오, 로봇, 자전거, LED, 하이브리드카, 대운하 등 관련 주식들의 테마 열기는 날로 고조되는 분위기이다.

 주가 상승 국면이 펼쳐지자 펀드에서 쓴맛을 본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로 몰리고 기관투자자들은 매도로, 개인 투자자들은 매수 행렬에 가담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외국인들도 시장 지배력을 가진 국내 대표 업종 주식들을 대량 매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 변화에 맞춰 올 들어 직접·간접 투자를 재개한 홍사장의 사례를 보자.

장기적으로 간접 투자, 단기적으로 직접 투자를 병행하고 있는 홍사장은 최근 국내 인덱스 펀드와 각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지녀 시장점유율이 큰 업종 대표주에 투자했다. 개별 주식으로는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차, POSCO, 두산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의 주식을 매수했다. 2009년 1분기가 지난 후 코스피 대표 인덱스 펀드와 각 업종 대표주의 수익률은 다음과 같다(세금, 거래 비용 등 고려하지 않음).



국내 인덱스 펀드 수익률은 대부분 평균 6~9%를 나타내고 있는데 홍사장이 가입한 인덱스 펀드는 7% 수익을 올렸고, 업종 대표주·우량주를 매수한 주식은 23.5%의 수익률을 올렸다. 전반적으로 블루칩 위주의 투자만으로 인덱스 펀드보다 나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요즘 같은 상승 장세에서는 홍사장처럼 직접 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난다. 그런데 직접 투자를 한다 해서 이들이  쉽게 수익을 내고 있을까? 개인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지난해 8월 필자는 한 고객의 전화를 받았다. “코스피가 2천 포인트에서 5백 포인트나 내린 이 시점이 투자 타이밍이라는 확신이 든다. 가장 크게 내린 종목을 무조건 찾아 달라.” 당시 국내 대표적 투자 분석 기관에서는 1천5백 포인트를 국내 대표 기업의 당시 이익에 근거해 바닥으로 보고 있었다. 이를 그대로 믿고 투자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지난해 10~11월의 1천 포인트 붕괴를 견뎌내고 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한 극소수의 고수가 있었지만 대다수 투자자들은 원금을 반 토막 내고 우울한 연말을 보내야 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손실과 수익 극명하게 엇갈려

지난 4월 또 다른 고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시장은 이미 8백50 포인트에서 5백 포인트나 오른 이 시점이 절묘한 매도 타이밍이라는 확신이 든다. 주식을 팔겠다.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을 우선적으로 무조건 팔아달라.” 현재도 물론 내로라하는 국내 투자 분석 기관에서는 실물 경제 침체 또는 기술적인 과열 상승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이미 투자금을 현금으로 회수해 CMA 혹은 금과 같은 안전 자산으로 보관했어야 할 것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버논 스미스 교수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는 “주식시장의 속성은 비이성적 투자자들의 심성이 이룩한 결과물이며 이를 잘 활용하면 초과 수익의 기회가 있다”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최고의 투자 전략가로 알려진 윌리엄 오닐도 개인 투자자가 시장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현재의 주당 분기 순이익이 높으면서 연간 순이익 증가율이 높은 주도주 형태의 종목을 매수한 다음 시장 방향을 보면서 매도를 결정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설마 설마 하다가 손해도 보고 이익도 놓쳐

현재의 국내 증시의 펀더멘탈을 반영한다면 코스피 1천3백을 넘는 구간의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은 12.8배까지 올라왔다. 이는 과거 2000년 이후 한국 시장 PER 리레이팅의 기준치였던 10배를 훌쩍 넘어선 수준으로 오버슈팅(고평가)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10~11월은 펀더멘털에 비해 시장이 과도하게 하락했던 언더슈팅 구간이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필자가 체득한 바로는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설마 설마 하다가 손절매 시기를 놓치고 언더슈팅(저평가) 구간에서 매도해 큰 손실을 본다. 그리고 상승장에서는 상승을 두려워하면서 서둘러 매각해 최소 수익률에 만족하곤 한다. 반면, 시장의 고수는 오버슈팅 구간에서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수익률을 극대화시킨다.

지난 한 해 대부분 투자자들이 손절매를 너무 늦게 하는 바람에 손실을 입었다면, 현재는 이익 실현을 너무 서둘러 손실을 입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각자가 보유한 종목을 면밀히 따져 어떤 시점에 이익 실현을 해야 하는지 체크리스트를 작성해보기 바란다. 매수를 준비하는 투자자라면 오버슈팅 구간일지라도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강한 주식을 골라  순이익 증가치를 확인해가면서 매수하는 전략이 최선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