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이 있어 필드가 더 빛난다
  • 이영미 (일요신문 기자) ()
  • 승인 2009.05.1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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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미녀 3총사’ 서희경·김하늘·홍란 / 신지애 공백 메우며 승승장구

▲ 미소가 아름다운 김하늘 선수. ⓒ연합뉴스
박세리, 김미현 등이 LPGA를 주름잡으며 한국 낭자들의 골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때만 해도 골프와 미인과는 별다른 함수 관계가 없었다. 골프만 잘해도 국민의 아낌없는 응원을 받으며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주얼이 강조되는 지금은 골프만 잘한다고 관심을 모으는 것이 아니다. 실력도 좋고 얼굴도 예쁘면 스폰서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정도로 골프와 외모와는 큰 상관관계를 유지한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골퍼들 중에는 눈에 띄는 미모와 실력으로 갤러리들을 몰고 다니는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중에서 최고의 미녀는 ‘필드의 패션모델’로 불리는 서희경(23). 1백72cm의 늘씬한 몸매에 쌍꺼풀이 없는 동양적인 외모, 그리고 흠 잡을 데 없는 몸매와 세련된 패션 감각으로 골프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서희경은 지난 시즌 6승을 챙긴 데 이어 지난 5월3일 끝난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처음으로 ‘메이저 퀸’ 타이틀을 따내는 등 올 시즌 이미 4개 대회에 출전해 2승을 챙겼다. LPGA에 진출한 신지애의 뒤를 이어 KLPGA 정상의 자리를 노리는 그는 지난해 8월, 프로 입문 후 첫 승을 거둔 이래 3주 연속 우승 행진을 벌인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데뷔 초였던 2006년부터 지난해 8월 이전까지만 해도 서희경은 대회 때마다 컷오프 탈락의 아픔을 겪으며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서희경, 다음 목표는 LPGA 진출

“(신)지애랑 같은 골프 연습장을 다녔다. 매일 같은 시간에 비슷한 훈련을 소화하는 데도 지애는 우승을 밥 먹듯이 했고, 나는 우승 근처에 가보기조차 어려웠다. 한동안 지애의 폭발적인 실력에 기가 죽어 왠지 나와는 차원이 다른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지애가 연습할 때 무서울 정도로 집중하는 것을 지켜보며 내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지난해 연속 우승을 거머쥐며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서희경은 “너무 과도한 관심을 받으니까 자꾸 외모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라고 고백한다. 체중 조절하느라 제대로 먹지 않아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경기를 치르는 데 보이지 않는 영향을 미쳤다는 것.

“요즘 선수들은 외모에 신경 안 쓰는 척 하면서도 할 거 다한다. 골프 선수가 왜 체중 조절을 하겠나? 예쁘다는 소문이 나면 스폰서 구하기도 크게 어렵지 않다. 물론 좋은 실력은 기본이다. 그러다 보니 은근히 외모를 놓고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서희경의 목표는 LPGA 진출이다. KLPGA에서 제대로 맞붙지 못했던 신지애와의 대결도 마음에 담고 있다. ‘포스트 신지애’라는 꼬리표를 떼고 서희경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심도 숨기지 않는다.

▲ 올 시즌 2승을 올린 서희경 선수. ⓒ시사저널 박은숙
KLPGA 투어에서 미소가 가장 아름다운 선수로 꼽히는 김하늘(20). 위기의 순간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을 때에도 그녀의 입에서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다.

2부 투어 2위 자격으로 정규 투어에 데뷔했던 2007년. 그해 신인상을 수상하기는 했지만 우승 하나 없이 받은 상이라 상 자체가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그러다 절치부심한 끝에 2008 시즌을 맞이했던 김하늘은 3번의 우승을, 모두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일궈내며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세 번의 우승보다 두 번의 준우승과 세 번 3위에 머물렀던 것이 훨씬 더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올 시즌에는 그런 아쉬움 없이 최상의 실력을 발휘하고 싶어 동계 훈련 동안 나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며 열심히 연습했다.”

김하늘은 연기자 김하늘과 이름이 같아 종종 해프닝이 벌어진다고 한다. 골프백에 ‘김하늘’이라고 이름을 써놓으면 캐디들이 연기자 김하늘의 가방인 줄 알고 난리가 난다는 것. 인터넷에 ‘김하늘’을 검색하면 연기자 김하늘이 메인으로 뜨는데, 몇 년 후에는 골퍼 김하늘이 더 먼저 뜰 수 있게끔 더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내비친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연습장조차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었고 중학교 시절, 대회에 나갈 때 볼을 1개만 갖고 나간 적도 있었단다.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인해 일찌감치 철이 들었던 김하늘은 지난해부터 서희경과 치열한 ‘넘버2’ 경쟁을 펼치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넘버1’은 신지애. 따라서 신지애가 미국으로 건너간 올해는 KLPGA 대상 자리를 자신이 차지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2년이나 늦게 대학 신입생이 되어 캠퍼스 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김하늘은 골프 말고 하고 싶은 직업으로 패션디자이너를 꼽는다. 훗날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패션 감각도 뛰어나

▲ KLPGA에서 베스트 드레서로 꼽히는 홍란 선수. ⓒ연합뉴스
김하늘과 함께 미녀 골퍼로 손꼽히는 홍란(22)은 서희경과 가장 절친한 친구 사이. 지난해 레이크사이드 여자오픈에서 자신의 두 번째 우승을 거둔 직후 그때까지 우승 경험이 없는 서희경에게 우승 재킷을 입혀주며 기를 불어 넣어주었는데 신기하게도 홍란의 우승 재킷을 입어본 서희경은 하반기 첫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외모뿐만 아니라 친구를 챙기는 홍란의 마음 씀씀이에 골프 관계자들이 흐뭇해했다는 후문.

2004년 프로에 데뷔한 홍란은 데뷔 초부터 KLPGA에서 눈에 띄는 베스트 드레서였다. 그러나 우승 경력 없이 외모와 패션으로만 눈길을 끄는 상황이 홍란의 마음을 힘들게 했다. 그런 우울한 나날이 계속되다가 드디어 지난해 2승을 거두며 서희경, 김하늘과 함께 KLPGA 정상의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게 된다. 더욱이 홍란이 첫 승을 거둔 KB국민은행 스타투어 2차 대회에서는 신지애와 막판까지 접전을 펼치다 우승을 차지한 것이어서 기쁨이 배가되었다고 한다.

데뷔 이후 줄곧 ‘얼굴은 예쁜데 우승이 없다’는 주위의 수근거림으로 인해 가슴앓이를 해야 했던 홍란은 올 시즌 ‘얼굴도 예쁘고 우승도 많이 하는 선수’로 평가받고 싶어 한다.

서희경이 인정한 ‘미녀 골퍼’ 홍란, 미소가 아름다운 김하늘, 그리고 필드의 패션모델 서희경, KLPGA 미녀 3인방의 올 시즌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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