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후보자는 부동산을 좋아해?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09.07.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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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관·백용호 후보자의 ‘돈과 부동산’ 추적

▲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는 경기도 용인땅 거래로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 ⓒ시사저널 임준선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와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물밑 정보 수집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부동산 투기 의혹부터 수십억 원에 달하는 사채를 끌어다 쓴 사연까지, 두 후보자의 ‘돈’과 관련한 의혹을 추적했다.

내정 직전 용인 땅 매각…백후보자 측 “집 지으려고 산 땅일 뿐”

지난 1996년 총선에 출마할 당시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는 자신의 재산을 4억여 원이라고 신고했다. 선거 운동 기간 중에도 자신의 청렴성과 교수로서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2년 만인 지난해 3월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재산이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백후보자와 부인인 조혜정 수원대 교수의 재산은 모두 33억7백97만3천원.(2008년 4월24일 관보) 12년 전에 비해 8배나 불어난 셈이다. 백후보자측은 백후보자와 부인이 금융기업의 사외이사와 교수 등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재산이라고 설명한다.

백내정자가 공정거래위원장 시절인 지난 3월27일 관보에 밝힌 재산은 지난해보다 2천1백55만7천원이 줄어든 32억8천6백41만6천원이었다. 그리고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직후인 지난 6월26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요청안에는 지난 3월보다 2억8천99만8천원이 감소한 30억5백41만8천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백후보자의 재산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부동산이다. 지난해처음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할 당시 그는 지난 1998년 매입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아파트 1백32.94㎡(40평, 신고액 10억3천2백만원)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 40.20㎡(12평, 1억5천1백53만8천원)를, 그의 부인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대지 6백25㎡(1백90평, 4억1천8백25만원)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71.76㎡(22평, 9억8천 4백만원)를 각각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개포동 주공아파트는 1억5천만원에 전세를 준상태였다.

그런데 인사청문회 자료에 따르면, 백후보자 부부가 보유했던 부동산 4건 가운데 백후보자는 역삼동 오피스텔을, 부인은 경기도 용인 땅을 이미 판 것으로 나와있다.

문제는 백후보자의 부인이 소유하고 있던 용인 땅이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백후보자의 부인은 지난 2001년 10월에 2억4천5백만원을 주고 이 땅을 사 지난 6월9일, 5억9천8백만원을 받고 팔았다. 3억5천2백만원의 시세 차익을 올린 셈이다. 이 땅을 매입하게 된동기에 대해 백후보자측은 “수원대에 재직하는 후보자 부인의 근무지 근처인 용인에 집을 지어 이사하려고 했다. 하지만 후보자가 2002년 8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이사하기 어려워져 주택을 건축하지 못한 상태로 보유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조씨가 이 땅을 매입하자마자 여러 호재가 뒤따랐다. 이 땅을 매입한 지 6개월쯤 뒤인 2002년 4월25일, 땅의 목적이 임야에서 대지로 변경되었다. 그러면서 땅값도 치솟았다. 임야였을 때는 ㎡당 공시지가가 2002년 1월1일 기준으로 3만6천7백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지로 바뀐 이후인 2002년 7월1일 공시지가는 15만원으로 다섯 배나 뛰었다. 그리고 2009년 1월1일 공시지가는 무려 69만5천원. 처음 땅을 샀을 때보다 23배나 치솟은 것이다. 공시지가 상승률에는 못 미치지만 실거래가 역시 크게 올랐다. 인근 부동산 업자는 “2001년 임야였을 때는 평당(3.3㎡) 실거래가가 30만원 정도였는데, 요즘에는 4백만~5백만원 선에 거래된다”라고 말했다. 실거래가도 15배 정도 오른 셈이다.

고기동 주민과 부동산 업자들은 “고기동 일대 땅은 인근에 있는 판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더 뛰고 있다. 지난 7월1일 개통된 용인-서울 고속도로도 이 지역을 통과하면서, 땅값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고기동 토박이라는 한 50대 남성은 “당장 돈이 급한 사람이 아니라면, 앞으로 땅값이 더 오를 텐데 왜 땅을 팔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냥 놓아두기만 해도 하루가 다르게 땅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했다.

실제로 조씨가 지난해 재산을 신고할 때 이 땅은 4억1천8백25만원이었는데, 지난 6월9일 팔 때는 5억8천9백만원을 받았다. 1년이 조금 지났는데, 1억7천여 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그럼에도 조씨는 ‘느닷없이’ 이 땅을 팔았다. 땅을 판 시점도 공교롭게 백후보자가 국세청장으로 내정(6월21일)되기 며칠 전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백후보자가 사전에 국세청장에 내정된 사실을 알고서 문제가 될만한 용인 땅을 팔았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세청장 자리는 지난 1월 한상률 청장이 물러난 이후 5개월 동안 공석이었다.

백후보자측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일부 언론에서 용인 땅에 투기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후보자가 공직자로서 문제시되는 땅을 갖고 있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해 매물로 내놓았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 위기로 부동산 거래가 끊기면서 팔리지 않다가 이번에 팔린 것뿐이다”라고 해명했다. ‘우연히’ 용인 땅 매각과 청장 내정 발표 시점이 맞물렸다는 얘기이다.

빚내서 빚 갚는 ‘돌려막기’ 재산 증식…천후보자 측 “문제 될 것 없다”

▲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 6월22일 서울중앙지검 청사 집무실에서 축하 전화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관보’를 통해 처음 재산을 공개한 것은 부산지검 제1차장에서 서울고검 차장으로 승진한 지난 2005년 4월이다.

같은 해 5월25일 관보에 따르면, 천후보자와 부인 그리고 두 자녀는 모두 8억8천5백18만2천원을 보유했다. 천후보자의 재산은 해마다 불어나 지난 3월 공개된 관보에는 15억3천6백31만3천원으로 기록되어 있다.

지난 6월26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회 요청안에서는 지난 3월보다 7천2백98만4천원이 줄어든 14억6천3백32만9천원의 재산을 갖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처럼 재산이 감소한 것은 지난 5월 말 장남을 결혼시키면서 지출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그의 재산은 지난 2005년 5월부터 현재까지 4년 동안 5억7천8백14만7천원이나 증가했다.

그런데 재산이 불어나는 과정에서 부동산 거래와 채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05년 처음 재산이 공개되었을 때 천후보자가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은 자신의 고향인 충남 논산시 연산면 신양리 논 3천9백80㎡(1천2백6평, 3천5백85만9천원)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아파트 1백43.95㎡(44평, 6억6천7백만원) 등 모두 2건이었다. 신양리 땅은 부친으로부터 지난 2004년 11월 상속받았으며, 잠원동 아파트는 지난 1993년 7월 매입했다.

그런데 2007월 3월 재산 공개 때부터 천후보자가 소유한 부동산에 변동이 생겼다. 충남신양리 땅과 서울 잠원동 아파트는 그대로 보유한 상태에서 서울서초구 서초동 브라운스톤 로얄스위트 빌라 1백88.72㎡(57평, 전세가 6억원)에 전세로 입주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천후보자측은 “당시 잠원동 아파트를 전세 주며 받은 보증금 4억원과 처형한테서 빌린 2억원으로 서초동 빌라 전세 보증금 6억원을 냈다”라고 설명했다.

▲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남구 신사동의 하이츠파크 아파트. ⓒ시사저널 임영무

지난해 6월에는 서초동 빌라에서 다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하이츠파크 아파트 2백13㎡(65평, 전세가 12억원)에 전세로 들어갔다. 이 전세자금 역시 서초동 빌라에서 뺀 전세 보증금 6억원과 사업을 하는 친동생에게 빌린 5억원 그리고 또다시 처형에게 꾼 1억원으로 충당했다.

지난 4월21일에는 이 아파트를 28억7천5백만원에 아예 사버렸다. 매입 자금은 ‘지난해 6월 입주할 당시 냈던 전세 입주금 12억원, 차용금 8억원, 신한은행 대출 7억5천만원, 예금인출과 해지 이자 9천5백만원, 봉급저축 3천만원’이라고 청문회 요청서에 밝혔다.

그런데 ‘신한은행 대출 7억5천만원’은 다름 아닌 ‘차용금 8억원’을 빌려주었던 박 아무개씨에게 빌렸던 돈을 갚기 위해 대출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사동 아파트를 사기 위해 지난 4월 박씨에게 15억5천만원을빌렸고, 그 절반 정도를 갚기 위해 6월에 은행에서 7억5천만원을 또 빌렸던 것이다. 한마디로 돌려막기를 했다는 얘기이다.

그러면서 그의 복잡한 채무 관계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재산이 급증했던 지난 4년 동안 천후보자는 그의 친동생과 처가, 지인, 은행등에서 모두 27억5천만원의 빚을 졌다. 이 가운데 4억원은 천후보자가 소유하고 있는 잠원동 신반포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이다. 따라서 그의‘순수’ 채무는 23억5천만원인 셈이다.

그렇다면 어디서 얼마를 빚지고 있는 것일까. 천후보자는 무이자로 친동생과 처형 등에게 각각 5억원과 3억원을 빌렸고, 10여 년 전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사업가 박씨에게서도 돈을 빌렸다. 천후보자측은 “박씨는 관공서 인허가나 수사 기관과 관련 없는 일을 하기 때문에 후보자가 돈을 빌려도 큰 문제가 없는 사람이다”라고만 설명했다.

이처럼 천후보자의 채무 관계가 겉으로는 큰 흠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로서 거액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이 적절한 처신인지는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20위 안에 드는 고급 아파트를 수십억 원이나 빚져가면서까지 샀어야 했느냐는 지적이다.

천후보자측은 “신사동 아파트를 매입할 당시(4월)는 아들 결혼을 한달 정도 앞 둔 시점이었다. 이에 후보자는 아들 부부와 딸 등과 함께 살기 위해 집을 늘려야 했다. 이 과정에서 잠원동 아파트가 팔리지 않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박씨로부터 임시변통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지난 3월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로 내놓은 잠원동 아파트가 15억원 정도에 팔리게 되면 나머지 채무도 정리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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