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인간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것”
  • 소종섭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9.07.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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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한기늠씨

조각가 한기늠씨(58)의 작품을 보노라면 종교 간의 벽, 인공과 자연의 구분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 한씨의 작품은 어찌 보면 불교 색채가 배어나고 다르게 보면 가톨릭 성향으로 보이기도 한다. 공통적인 것은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성찰과 인간 본성의 심연에서 나오는 평화의 기운이 작품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녀가 사는 이탈리아의 피에트라 산타에서 생산된 흰 대리석을 재료로 삼아 만든 작품들은 인공이지만 자연의 냄새를 짙게 풍긴다. 작품에 흐르는 부드러운 곡선은 우리네 시골 마을의 앞산에 흐르는 능선을 떠올리게 한다.

한씨는 “예술은 인간의 마음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평화로운 본성을 최대한 작품에 구현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공 속에 자연을 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한씨는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미술원 조각과와 인도의 국립 비스바 바라티 대학원(타고르 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와 한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해 왔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물론 인도, 독일, 프랑스 등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러시아, 중국, 독일 등에서 단체전을 여는 등 국제적으로 활동했다. 2006년 9월에는 인도 콜커타를 방문해 테레사 수녀원의 요청으로 만든 테레사 수녀의 흉상을 수녀원에 기증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동양적인 명상과 미의식을 작품에 잘 표현해 내는 것으로 평가되는 한씨는 이달 28일까지 서울 평창동에 있는 그로리치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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