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수익률 좋은 펀드에 투자하라”
  • 정리·김회권 기자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9.07.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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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스타셀렉션펀드로 뭉친 스타 펀드매니저 4인방…"주식, 더 오른다"

ⓒ시사저널 임준선

실력파 연주자(세션)를 모아놓은 프로젝트 밴드 같은 인상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들이 결합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래에셋에서 독립한 이후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며 자신의 힘을 보여준 ‘트러스톤칭기스칸’ 펀드의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 그동안 국내 상장 종목에서 소외받았던 중소형주를 발굴해 선풍을 일으킨 ‘유리스몰뷰티’의 인종익 유리자산운용 상무, 대형 가치주 투자로 잘 알려진 ‘신한BNPP Tops Value’를 꾸려온 정인기 신한BNPP 투신운용 이사, 공격적인 마켓 타이밍으로 유명한 ‘KTB마켓스타’의 최민재 KTB자산운용 본부장이 그들이다.

실력파 펀드매니저 네 명이 운용할 ‘KTB스타셀렉션펀드’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각각 전담 분야를 나누어 운용을 한다지만 국내 첫 시도인 만큼 낯선 것도 사실이다.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7월22일 여의도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KTB자산운용 사무실에서 이들을 만났다. 네 사람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석자 :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이하 박), 인종익 유리자산운용 상무(이하 인), 정인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이사(이하 정), 최민재 KTB운용 본부장(이하 최), 김진령 <시사저널> 전문기자(사회).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을 것 같다.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분들은 많다. 나는 적당한 시점에 잘 파는 데 좀더 강점이 있다.

각 섹터별, 기업별 펀더멘털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기업 가치의 변동성 예측에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포트폴리오에서도 나름대로 균형감각을 가진 편이다.

주가가 빠졌을 때 매집해서 사이클을 타고 오를 때까지 기다려서 파는 일에 집중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적극적인 초과 수익률을 지향하고 있다.

2000년 운용업계에 입문했을 당시 1천5백여 개 상장 기업 중 절반이 넘는 8백개 기업을 직접 탐방했다. 그 경험을 통해 중소형주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투자할 기업을 보는 안목도 기를 수 있었다.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각 매니저들이 회사에서 맡은 책임이 있어서 KTB스타셀렉션펀드는 좀 등한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를 보면 알 수 있는데 모든 매니저들이 그 시점에서는 자기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포트폴리오를 짜기 마련이다. 어느 펀드나 마찬가지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초기에는 자금이 유입되는 시기이니까 기존 포트폴리오와는 약간 다르게 구성될 것 같다. 하지만 일정한 자금이 쌓이고 나면 일관되게 갈 듯하다. 메인 포트폴리오는 크게 바뀌지 않고 원래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박 이번이 첫 번째 시도이고 네 명이 경쟁을 하지 않나. 자신의 펀드가 못하면 창피할 수 있다. 창피 안 당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기가 맡은 부분에만 집중하다 보면 시장이 변하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안 될 수 있다. 매니저마다 특성이 있으니까 서로 조언도 듣고 리스크 관리도 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네 명이 합의를 통해 편입 종목을 고르는 것인가, 아니면 각자 판단으로 자신에게 들어온 자본만큼 알아서 굴리는 것인가.

각자 배분받은 자산에서 알아서 한다. 각 매니저가 시장을 많이 이긴다면 합산해도 이기지 않겠나. 시장을 추종하면서 쌓아가는 스타일도 있고 싼 주식을 담아 되파는 능력이 돋보이는 매니저도 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때에 따라서는 종목이 겹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럴 수 있다. 포트폴리오 목적상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할 수 있다.

내가 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항상 조율하게 될 것 같다. 그동안은 각각 포함되어 있는 포트폴리오를 잘 몰랐다. 이제는 각자가 어떻게 가고 어떻게 할 것인지 유기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와 다른 부분에 대해서 오히려 고민하게 된다.

각자의 수익률 결과가 나오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겠다.

경쟁한다는 측면보다는 이렇게 보는 것이 맞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의 패턴이 변하는 것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럴 경우 우리 펀드처럼 네 가지가 들어와 있는 펀드를 살 때 타이밍을 분산해서 살 수 있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누구는 주식을 사서 모으고 있고, 누구는 좋은 가격에 팔고 있다. 지금의 상황에서 누구는 수익이 없지만 다른 사람은 수익이 난다. 반면, 시간이 지나면 주식을 사서 모은 사람이 더 높은 가격에 처분하면서 우리 펀드에 기여할 수 있다.

수익률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나.

시장 수익률 대비 연 15% 이상의 초과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초기에 시장이 상승할 때 설정이 되어서 시장 하락률보다 더 큰 하락률을 기록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과거의 실적들을 보면 다들 시장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물론 과거의 기록이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웃음)

스타셀렉션펀드에 가입한 사람은 어느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을까.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말하는 것이라면, 6개월 이상이면 성과가 날 것이다. 우리들 중 시장보다 크게 수익률이 낮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초과 수익률이 누적되면 전체적인 레벨도 결정될 것 같다.

네 분의 개성을 유지하려면 오히려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을까.

절대 음감이 없으면 테너, 바리톤, 베이스가 각자 있어도 한쪽으로 다 끌려가게 된다. ‘제로인투자자문’에서 우리를 선정한 이유는 우리가 절대 음감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각자 자신만의 성향을 버리기는 어렵다. 다만, 편입비 등을 담은 장부를 보면서 스스로가 관조하며 생각할 수 있다.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어려운 일이다.

스타컬렉션펀드가 장기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나.

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서 수익률을 내려고 무리를 한다. 단기 수익률 때문에 생기는 현상인데 시간이 지나면 후폭풍이 온다. 지난 1년 수익률에서 1등을 했던 펀드가 다음 해에는 꼴등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불행하다. 한 해 1등하고 다음 해 50등을 한 펀드가 있고, 매년 30등 정도만 하는 펀드가 있다. 이 둘의 장기 수익률을 놓고 보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후자가 높다. 네 명이 모여 있으면 운용사의 탐욕 때문에 개인 고객이 다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재미있을 것 같다. 개인투자자를 전문가가 보호해야 할 시대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개인투자자가 중소형 펀드로 갔다가 다른 펀드에 갔다가 이러면 안 된다. 자산 배분이라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항상 1등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상위 20~30등만 계속하면 긴 시간을 놓고 봤을 때 반드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1등은 힘들 것 같지만 상위 20~30등은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막상 1등을 하기 위해 지금 뜨고 있는 성장주를 매집하는 그런 펀드의 경우 그 주식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이미 다 팔고 떠난 뒤라 수익을 얻는 것도 별로 없다.

하반기 코스피가 어느 정도 될 것이라고 보는가.

2011년까지는 대세 상승장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1천6백50 정도가 아닐까. 국내 경기는 2분기, 글로벌 경기는 3분기에 바닥을 확인할 것 같다. 국내의 경우 IT와 자동차 관련 주가 4분기 초까지 역할을 다하고 그동안 역할을 못했던 종목들이 한쪽으로 몰려 기다리고 있으니 그중 가치가 있는 종목이 제 역할을 해 준다면 그렇게 될 것 같다.

시장 전망은 가급적 안 하는 편인데…. 우리의 경우 포트폴리오 내에 약 4백 종목을 가지고 있는데 추산해 보면 가치상 한 25%는 더 올라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다만, 그것이 내년이 될지 그 다음 해가 될지는 모르겠다.

지수는 1천5백에서 횡보할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종목별로 재료에 따라 주가가 오르는 장이 올 것 같다.

경기는 점진적 회복 과정이고 주가 상승이 가장 먼저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처럼 경쟁력이 강화된 기업들의 주가 상승 때문에 지속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또 한 번 망가지지 않는다는 전제라면 1천7백 이상 갈 것이다.

하반기 국내 장도 횡보하거나 혹은 완만하게 오른다고 볼 수 있을까.

주도주는 이미 제 역할을 다했다. 이들이 1천6백50까지 자기 혼자 달릴 수 있겠나. 그러면 사고가 난다. 현재 침체되어 있는 주식들이 회복을 하고 추가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조심스럽게 시장을 보는, 딱 그 단계이다.

끌고 올라가는 종목들이 계속 끌고 올라갈 수도 있다.(웃음) 사실 모두 조심하는 단계이고 확인하는 단계이다. 주가가 굉장히 견실하게 올라가는 것 같다. 3개월 동안 1천3백50에서 1천4백 사이를 왔다갔다했다. 이 시기에는 모두 지표를 확인하고 기업 이익을 확인하고 다녔다.

주식형 펀드 투자자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시장 활황기에 펀드에 가입하고 급락기에 느끼는 두려움 때문에 해지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하지만 펀드도 주식처럼 시장이 저평가되었을 때 투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해도 일시적인 하락을 겪을 수 있다. 펀드를 환매했을 경우에는 다음 상승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비싼 주식을 좋아하는 운용사나 펀드는 피하고 싼 주식을 좋아하는 운용사나 펀드를 선택하면 된다. 장기 투자 수익률의 핵심은 복리 수익률인데 싼 주식을 사야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상승 사이클이라고 판단한다면 초기에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어렵다면 스타일별 장기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 가입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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