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감정 이입’으로 희망을 만들자”
  • 조철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09.08.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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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29일 ‘독자 초청 강연회’에서의 공지영 작가.
최근 <도가니>를 출간한 공지영 작가는 지난 7월29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독자 초청 강연회’에서 ‘우리 시대 진실과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소설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녀는 문학이 대체 왜 필요한지, 인류가 왜 고차원적인 이야기를 간직해 왔는지에 대해서 “감정 이입, 공감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류의 조상은 짐승의 공격을 받아 피하는 과정에서 다친 동료를 버리지 않았다. 쓰러진 동료를 데리고 간 이야기에 서로 감정 이입을 했던 그 조상이 살아남아 우리가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희생적인 유전자를 인류라는 종이 원했는데, 그 유전자는 ‘공감’으로써 살아남고 번영해 온 것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누는 문학이 중요하며, 온갖 예술 장르가 이야기를 담으려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녀는 소통의 부재로, 공감하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녀는 “부잣집 아이들과 가난한 집 아이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칠 일도 없이 사는 세상이 되었는데,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듯이 돈이 많다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들도 너무 적다.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 우리 사회는, 점점 공감 못하고 소통이 안 되는 쪽으로 치닫고 있다”라면서 공감 능력이 훼손된 사이코패스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지영 작가가 ‘공감’이 어떤 힘을 가지는지 말한 대목은 가는 목소리지만 울림에 있어서는 우렁찼다. “다이너마이트 몇 개 터뜨린다고 큰 댐이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다. 균열이 일어난 작은 틈으로 물이 스며들어서는 물의 힘으로 댐이 무너지는 것이다. 작은 틈은 우리가 공감해 만드는 것이다.” 많은 사람의 공감이 세상을 좀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도가니>를 통해 더 많은 독자와 공감하고 싶은 욕심이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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