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모델 바꾸고 옷 벗는 앵커까지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09.08.0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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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문·방송, 디지털 미디어에 독자·광고 뺏겨…살아남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 실험 중

▲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1851년 창간된 미국 대표 일간지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독자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인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면 너비를 크게 줄였다.

매체 전문가들은 ‘매스미디어(대중 매체)의 종말이 다가온다’라고 선언한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포레스터리서치 조시 버노프 부사장은 “지난 14년 동안 시장조사를 한 경험에 비추어보면, 매스미디어는 천천히 죽어간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이제 광고업 종사자라면 디지털식 사고방식과 표현을 배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포레스터리서치가 지난 7월22일 발표한 ‘쌍방향 마케팅 향후 5년 전망’이라는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소비자와 마케팅 담당자 60% 이상이 전통적인 마케팅 방법에 대한 예산을 줄이고 쌍방향 매체에 대한 예산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마케팅 담당자 절반 이상이, 우편 발송·TV·라디오·잡지·신문·라디오·옥외 전광판의 광고 효과는 앞으로 3년 동안 제자리걸음이거나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조사 대상자의 70% 이상이 소셜 미디어·온라인 비디오·모바일의 광고 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전세계 광고 예산은 늘지 않지만 디지털 미디어 광고는 올해 12%에서 2014년 21%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광고 연구 기관 IAB와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크하우스쿠퍼스(PWC)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금융 위기 여파로 불황이 심각한 와중에도 올해 인터넷 광고 지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5% 올라 2백4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았다. 전체 파이는 그대로인데 디지털미디어의 몫이 늘어날수록 인쇄나 방송 매체의 몫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가장 주목받는 디지털 매체는 인터넷 검색 포털사이

▲ 월스트리트저널은 첫 페이지에 광고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광고 수입이 줄어드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889년 창간 이래 첫 페이지에 광고를 싣지 않는 오랜 전통을 깨야 했다.

트 구글이다. 전세계적으로 하루 8백30만명이 구글에 접속해 뉴스와 정보를 얻는다. 구글은 전체 온라인 광고 지출액의 40%를 가져간다. 광고 전문가들은 구글 광고 효과가 현존하는 어느 매체보다 낫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구글이 거둔 매출액 2백18억 달러에 이른다. 매출 99%가 검색 광고 매출이다. 디지털 매체 1위 자리에서 밀려난 야후는 지난해 72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광고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87%에 이른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MSN, 구글이 투자한 AOL를 비롯한 대형 포털사이트가 광고마케팅 개념을 바꾸고 있다.

미국의 PR서비스 업체 로젠그룹은 올해 2월 미국 17~75세 성인 남녀 3백16명을 대상으로 ‘당신은 어디서 뉴스를 얻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5.3%가 웹사이트라고 답했다. 방송 뉴스 프로그램이나 신문보다 인터넷 매체에서 뉴스를 더 많이 얻는 셈이다. 시장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초 실시한 ‘당신은 어디서 가장 많이 국내외 뉴스를 얻는가’라는 설문조사에서는 지난해 최초로 인터넷이 신문을 제치고 TV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미국 신문의 하루 발행 부수는 1990년 6천2백만부에서 2008년 5천만부 이하로 줄었다. 유에스에이투데이와 월스트리트저널만 일일 발행 부수가 줄지 않았을 뿐이지 나머지 인쇄 매체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뉴욕타임스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난해 발행 부수가 각각 3.6%와 5.2% 줄었다. 데일리뉴스와 뉴욕포스트는 더 큰 폭으로 발행 부수를 줄여야 했다. 뉴욕타임

▲ CBS는 미국 대형 방송사이다. 지난 1927년 라디오 방송, 1939년 TV 방송을 시작했다. 뉴스 시청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이브닝뉴스에 첫 여성 앵커를 기용해 반향을 일으켰다.

스는 본사를 팔아 운영비를 충당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발행되는 프리프레스나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는 인쇄 부수를 크게 줄이고 웹서비스에 치중하는 것으로 수입 모델을 바꿨다. 그나마 견디지 못하는 곳은 잇달아 도산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두 곳은 1주일에 사흘만 배달하는 것으로 사업 규모를 줄였다. 시카고트리뷴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난해 12월 부도났다. 이 탓에 지난해 2만2천명이나 되는 신문업 종사자가 일자리를 잃어야 했다.

‘인터넷 독자’는 크게 늘어…뒤늦게 웹사이트 유료화하기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송과 인쇄 매체는 살아남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있다. 미국 방송사 CBS는 처음으로 저녁 뉴스 진행자로 여성 앵커를 기용했

▲ 트위터(twitter)는 무료 소셜 네트워킹 겸 블로깅 서비스이다. 사용자들은 단문 메시지 서비스, 인스턴트 메신저, e메일을 통해 1백40바이트 내에서 문자 정보를 웹사이트로 보낼 수 있다. 웹사이트에 오른 메시지는 다른 사용자들에게로 전달된다. 트위터의 인기는 엄청나다. 전세계적으로 트위터를 흉내 내는 유사 사이트가 100개가 넘는다.

다. 미국인들은 케이티 쿠릭이라는 여성 앵커가 미국의 전설적인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가 앉았던 데스크에 앉아 단독으로 저녁 뉴스를 진행하는 것에 놀랐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쿠릭이 브래지어 차림으로 포즈를 취한 장면을 뉴스 진행 시간에 내보낸 것이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첫 페이지에 광고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지난 1889년 창간 이래 첫 페이지에 광고를 싣지 않는 오랜 전통을 깬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독자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인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면 너비를 크게 줄였다.   

뉴스 소비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 뉴스와 정보에 대한 수요는 늘었다. 뉴스 프로그램이나 신문을 보는 이들은 줄었지만 인터넷 독자는 눈에 띄게 늘었다. 인터넷에서 뉴스를 읽는 미국인이 지난

▲ 마이스페이스(MySpace)는 미국 소셜 네트워킹 웹사이트이다. 영어 웹사이트 가운데 여섯 번째, 미국 내에서는 세 번째로 인기 있는 사이트이다. 하루 55만개 계정이 새로 생기고 있다. 이미 설정된 계정만 3억개에 이른다. 사용자들의 신변잡기, 친구 맺기와 관리, 프로파일 메뉴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해 7천만명을 넘어섰다. 대중 매체의 위기는 인터넷 발달이 뉴스 소비 환경을 바꾼 탓이다. 과거에는 매체가 메시지를 통제했다. 신문, 잡지, TV, 라디오가 대표 사례이다. 소비자는 지금 소셜 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통제할 수 있다. 블로그, 친구 맺기, 인스턴트 메시징 기능을 하나에 통합한 트위터, 인맥 찾기 서비스 페이스북, 가상공간 마이스페이스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소비자도 뉴스와 정보를 만들고 유통한다. 웹2.0 시대에는 소비자도 콘텐츠 생산자이다. 소비자가 만들어낸 유튜브 동영상은 TV 프로그램을 대체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유통되는 뉴스는 신문이나 잡지보다 빠르다. 그러다 보니 최근 트위터,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소셜 미디어 광고시장이 지금 7억1천6백만 달러이나 5년 안에 3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셜 미디어는 휴대전화와 결

▲ 페이스북(Facebook)은 소셜 네트워크 웹사이트이다. 사람들이 친구들과 대화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천개 대학과 2만5천개 고등학교가 가입되어 있다. 기업 회원까지 확보하고 있다. 전자 우편 주소를 가진 13세 이상 사용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합하면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한다. 모바일 마케팅은 기존 매체와 연동되면서 마케팅 수단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중 매체는 인터넷 초기 뉴스와 정보를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경쟁적으로 무료로 제공하는 바람에 뉴스나 정보를 돈을 주고 사는 체계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이에 대한 반성인지 인쇄 매체들은 최근 유료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개월을 유료로 구독하는 조건으로 독자에게 웹사이트 뉴스를 공개한다. 뉴욕타임스도 뒤늦게 유료 서비스로 전환했다. 하지만 ‘공짜’ 뉴스는 여전히 사방에 깔려 있다.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휴대전화를 타고 공짜 뉴스는 지금도 유통된다. 그 흐름을 바꿀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대중 매체의 고민이다. 뉴욕타임스 컬럼리스트 데이비드카는 “독자는 늘지만 신문사는 망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신문사만의 위기가 아니다. 뉴스 자체의 위기이다”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첫 페이지에 광고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광고 수입이 줄어드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889년 창간 이래 첫 페이지에 광고를 싣지 않는 오랜 전통을 깨야 했다.

CBS는 미국 대형 방송사이다. 지난 1927년 라디오 방송, 1939년 TV 방송을 시작했다. 뉴스 시청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이브닝뉴스에 첫 여성 앵커를 기용해 반향을 일으켰다.

트위터(twitter)는 무료 소셜 네트워킹 겸 블로깅 서비스이다. 사용자들은 단문 메시지 서비스, 인스턴트 메신저, e메일을 통해 1백40바이트 내에서 문자 정보를 웹사이트로 보낼 수 있다. 웹사이트에 오른 메시지는 다른 사용자들에게로 전달된다. 트위터의 인기는 엄청나다. 전세계적으로 트위터를 흉내 내는 유사 사이트가 100개가 넘는다.


마이스페이스(MySpace)는 미국 소셜 네트워킹 웹사이트이다. 영어 웹사이트 가운데 여섯 번째, 미국 내에서는 세 번째로 인기 있는 사이트이다. 하루 55만개 계정이 새로 생기고 있다. 이미 설정된 계정만 3억개에 이른다. 사용자들의 신변잡기, 친구 맺기와 관리, 프로파일 메뉴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페이스북(Facebook)은 소셜 네트워크 웹사이트이다. 사람들이 친구들과 대화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천개 대학과 2만5천개 고등학교가 가입되어 있다. 기업 회원까지 확보하고 있다. 전자 우편 주소를 가진 13세 이상 사용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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