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산맥’ 강희락·주상용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09.08.10 19: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
현재 경찰청의 수장은 강희락 경찰청장이다. 사시 26회 출신인 강청장은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1987년 경찰에 입문한 후 경찰청 공보관과 수사국장, 경찰청 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지난해 초 어청수 전 청장에 밀려 이명박 정부의 첫 경찰 총수가 되는 데는 실패했다. 같은 치안총감인 해양경찰청장으로 승진했지만, 경찰의 수장 자리는 사실상 물 건너간 듯이 보였다. 당시 경찰 안팎에서는 ‘강희락의 시대는 이제 지났다’라는 말이 공공연했다.

하지만 올해 초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기회를 맞아 경찰 총수 자리로 금의환향했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용산 참사로 인해 낙마한 것이다. 첫 번째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두 번째는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그러다 보니 강청장의 복귀를 놓고 청와대의 대안 부재가 낳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지 사장’ ‘얼굴 마담’ 등의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TK 출신이라는 지역적 배경과 ‘화합형’으로 평가되는 성향도 그가 총수로 발탁되는 데 한몫을 했다. 무엇보다 내홍을 겪던 경찰 조직을 잘 추스를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실제 강청장은 취임 직후부터 내부 단합을 가장 우선시해 왔다고 한다.

실질적인 경찰청 내 2인자로 통하는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러한 강청장과 대비되는 성향으로 주목되고 있다. 주청장은 강성 이미지에 걸맞게 집회·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내부에서조차 “무리하다”라는 지적이 잇따를 정도이다. 서울광장 봉쇄와 노무현 전 대통령 분양소 철거 등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코드가 가장 잘 맞는다고 평가된다. 그러다 보니 주청장이 실세라는 말이 공공연하다.

별명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주청장은 원래 ‘주순경’으로 불렸다. 직위에 맞지 않게 시시콜콜한 일까지 다 챙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화장실 청소까지 검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서울청장까지 오르자 ‘주상전하’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주청장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아 경찰청장을 바라보기는 어렵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