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명장 우렁찬 ‘개선행진곡’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09.08.1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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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 서울시향 음악감독 정명훈, 정상 재탈환

ⓒ연합뉴스

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예술인으로 뽑힌 사람은 서울시향의 상임 지휘자이자 음악감독인 정명훈씨였다. 그는 지난 2004년 서울시향 상임지휘자로 취임하던 해에도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예술인으로 뽑히고 이후 꾸준히 10위권에 이름이 오르내리다가 올해 다시 정상에 올랐다.

상위 20위권에 든 문화계 인물 가운데는 문학계 인사가 아홉 명이다. 11위를 기록한 영화감독 이창동씨가 소설가 출신임을 감안하면 무려 절반이 문학계 인물로 채워졌다. 재미있는 점은 정권이 보수화되고 있지만 문화계의 명성은 좌파 성향의 인물로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위를 했던 이문열 작가는 올해 별다른 이슈거리를 만들어내지 않아서인지 4위로 내려앉은 반면, 민예총의 핵심이었던 황석영 작가는 3위로 지난해(6위)보다 순위가 올랐다. 황작가는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하면서 ‘이명박 정부는 중도실용 정부’라고 말해 좌우 양쪽으로부터 공격받는 등 뉴스의 중심에 섰다. 한편으로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밥바라기별>이라는 소설을 연재하면서 젊은 세대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등 올해 내내 뉴스의 중심에 서 있었다.

20위권에 문학계 인사들이 9명

이번 전문가 조사에서 문화예술인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뺐다면 영향력 있는 문화예술인 1위는 소설가 이외수씨가 차지했을 것이다. 그만큼 그는 두 분야를 뺀 나머지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고르게 지지를 얻었다.

특히 법조인·정치인·금융인·사회단체에서 그를 지목한 비율이 높았다. 이는 문단 권력과도 거리가 멀고 그 흔한 출판사 주최의 문학상도 타본 적이 없는 그의 경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게다가 그는 지난해부터 라디오 방송 진행도 하고 광고 모델로도 나설 만큼 대중의 인지도가 높다.

10위 안에서 ‘떠오른 별’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박찬욱 감독이다. 지난해 엉거주춤하던 각종 문화예술단체장 인사의 물갈이가 올해 들어 본격화하면서 각종 예산 집행권과 인·허가권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유인촌 장관의 순위 상승은 예견된 것이었다. 특히 정치 권력에 대해 잘 아는 정치인이나 행정 관료, 언론인들이 그를 ‘문화예술인 영향력 1위’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은 올해 영화 <박쥐>가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으면서 다시 부상한 경우이다. 지난 2004년 <올드보이>로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계의 간판으로 떠오른 박감독은 이전 작품인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년)가 엉뚱하고 난해한 영화로 통하면서 평판도가 다소 떨어졌지만, 이번 <박쥐>의 흥행이나 평단의 평가가 비교적 고르게 나오면서 다시 인지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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