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도, 거치대도 사라진다
  • 김정철 | IT칼럼리스트 ()
  • 승인 2009.10.1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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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델 래티튜드’·휴대전화 ‘팜 프리’ 등 무선·태양광으로 충전하는 기기 속속 출현

▲ 델이 출시한 래티튜드 Z600은 무선 충전 시스템 가격이 4백 달러로 비싼 편이다.

TV나 컴퓨터 뒷면을 보면 마치 거미줄처럼 많은 전선이 뒤엉켜 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흡사 카오스와도 같은 이 광경은 디지털 제품이나 가전제품을 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불편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런 광경이 점차 사라질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태양광을 이용하는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무선 충전이 가능한 제품도 대거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에 도전하는 디지털 제품들을 만나보자.

컴퓨터에는 모니터와 본체,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하기 위해 수십 m의 전선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도 옛날 일. 본체와 모니터 일체형이 늘어나고 있고 노트북들은 아예 모니터, 본체, 키보드를 일체화시켰다. 거기에 무선 마우스가 일반화되고 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전원 어댑터뿐이다. 그런데 델이 최근 출시한 래티튜드 Z600은 드디어 전원 케이블마저 없애버렸다. 세계 최초로 무선 충전이 가능한 노트북 Z600은 16인치 LCD에 1600 x 900의 고해상도를 지원하고, 인텔 코어2듀오 SU9400(1.4GHz)의 프로세서를 달아 낮은 소비 전력으로도 빠르게 업무를 끝낼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20.1mm에 불과한 두께와 2Kg의 무게이다. 16인치형 노트북이지만 14인치형 제품보다 더 가벼운 것이다. 거기에 무선으로 충전을 할 수 있으니 케이블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실제 휴대성은 12인치형 제품과 맞먹을 정도이다. 단점이 있다면 무선 충전 시스템의 가격이 4백 달러(약 45만원)로 비싸고 제품 자체도 2천 달러가 넘는다는 것이다. 책상 위에 굴러다니던 보기 싫은 케이블의 가치가 4백 달러가 넘었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무선 충전 노트북은 세계 최초

▲ 팜 프리는 태양광 충전 방식이지만 아직은 무선 충전독에 올려놓아야 한다.

직장인들은 항상 휴대전화를 충전하기 바쁘다. 엄밀히 따져볼 때 충전이 필요한 것은 인간이지만 회사는 우리의 심장이 멈추는 것보다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것에 더 분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대전화 화면은 커지고 두께는 얇아지고 있어 휴대전화의 배터리 효율은 점점 더 떨어지는 추세이고 직장인들은 충전기를 찾아 오늘도 헤매고 있다. 이런 불편을 없애기 위한 기술들이 하나 둘 탄생하고 있다.

우선은 곧 출시될 태양광 충전 휴대전화이다. 순수하게 자연 에너지를 이용해서 충전하는 방식이다. 조금 더 눈을 돌려보면 미국에서 출시한 팜 프리가 있다. 팜 프리는 3.1인치 화면을 가진 스마트폰으로 3백만 픽셀의 카메라, 무선랜, 8GB의 저장 용량을 가진 평범한 휴대전화이다. 특기할 만한 점이 있다면 슬라이딩식 쿼티 키보드를 지원한다는 점과 무선 충전 방식(palm touchstone)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무선 충전독에 올려놓는 방식으로 일반 충전 거치대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앞으로는 충전독에서 떨어져도 충전이 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한다. 전자파가 살짝 겁이 나지만 어차피 많은 애를 낳을 수도 없는 처지들 아닌가? 현재로서는 휴대전화 충전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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