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젊은 타자 육성 ‘온 힘’ 미래를 향해 ‘강속구’ 던지다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09.10.20 21:3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동렬 삼성 라이온즈 감독, 부진한 성적 거둬도 역량은 ‘최고’ 평가받아

한국 야구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리더로 선동렬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1위를 차지했다. 선동렬 감독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역대 최고 투수이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최동원 전성기, 선동렬 전성기, 박찬호 전성기를 비교하며 최고 투수를 가리는 것은 끊이지 않는 논쟁거리 중 하나이다. 선동렬은 감독으로서도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다. 지난 2005년 삼성 라이온즈 감독으로 처음 부임한 이후 올 시즌까지 5년 동안 팀을 이끌었다. 부임 첫해와 이듬해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두었고 계속해서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인물로 선동렬 감독이 첫손에 꼽힌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 자타공인 국보급 투수.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재계약을 통해 삼성 라이온즈를 10년간 이끌게 됨.

이렇듯 실패를 모르는 선감독이지만 올 시즌은 만족스럽지 않은 한 해로 기억될 만하다. 2009 프로야구 시즌 막바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포스트시즌이라는 축제에 삼성은 초대받지 못했다. 정규 리그 막판까지 롯데 자이언츠와 4위 싸움을 펼쳤지만, 결국 5위에 만족해야 했다. 감독을 맡고 나서 처음 겪는 일이다. 이런 그에게 삼성구단은 재계약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5년간 계약금 8억원, 연봉 3억8천만원 등 총 27억원을 받는 조건이다.

삼성 구단이 재계약 결정을 내린 것은 두 번 우승을 거둔 감독에 대한 예우 차원이 아니라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사실 시즌 5위라는 성적이 명문 구단 삼성에 어울리는 기록은 아니지만, 현재 전력을 감안하면 나쁜 성적은 아니다. 올 시즌 삼성은 무너진 선발진, 지쳐버린 구원진, 철벽 마무리 오승환의 부상 등으로 투수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최형우·박석민·채태인으로 이어지는 젊은 타선의 힘 덕이었다. 삼성의 내일을 책임질 젊은 타선은 선감독이 진행해 온 리빌딩 작업으로 가능성을 꽃피웠다. 그는 젊은 타자 육성을 위해 용병 타자와 대형 자유계약선수 수급을 거부했다.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삼성 같은 부자 명문 구단에서 그런 결정을 내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선감독은 과감한 선택을 해 성공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은퇴 후 지도자 생활 시작하는 한화 송진우도 주목

2009 프로야구에 많은 일이 있었지만 한화 이글스 송진우 선수의 은퇴만큼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송진우는 지난 9월23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영구 결번된 자기 등번호 21번에 꼭 어울리는 21년간의 프로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오랜 세월 마운드에 오르면서 그는 2백10승, 2천48 탈삼진, 3천3 이닝 투구 등의 앞으로 깨지기 어려운 기록들을 남겼다. 이런 기록을 가능케 한 꾸준한 자기 관리와 강인한 정신력은 후배 선수들의 귀감이 되었다. 마운드 밖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0년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초대 회장으로서의 활동은 그에게 ‘회장님’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주었다. 송진우는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1년간 일본으로 연수를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랜 선수 생활로 인해 지도자 송진우는 또래에 비해 늦게 출발선에 섰다. 88 서울올림픽 출전으로 프로 생활을 1년 늦게 시작한 것과 닮았다. 그는 늦게 시작한 프로선수 생활을 꾸준함으로 극복해 화려하게 꽃피워냈다. ‘지도자 송진우’를 기대해도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야구계 차세대 리더 세 번째 자리에는 기아 타이거즈 이종범 선수가 올랐다. 이종범은 2년 전만 해도 은퇴를 종용받는 퇴물 취급을 당했다. 1할대 타율을 기록하면서 자신이 한국 야구에서 이루어놓은 업적을 무색하게 만드는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2년이 지난 지금 이종범은 주축 선수로 활약하며 기아를 정규 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려놓는 데 큰 공을 세웠다. 10년 만에 10번째 우승을 거두어 2009년을 기억될 만한 해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이밖에 박찬호 필라델피아 필리스 선수,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 양준혁 삼성 라이온즈 선수, 한대화 한화이글스 신임 감독 등이 차세대 리더로 꼽혔다. 박찬호는 올 시즌 구위를 회복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선발투수에서 구원투수로 변신한 것도 성공적이었다. 부상으로 디비전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이승엽에게 2009년은 잊고 싶은 한 해였다. 부상과 부진으로 1군보다는 2군에 더 오래 있었다. 요미우리와의 계약 마지막 해인 내년 시즌에 화려하게 복귀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