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세계를 사로잡은 요정 금빛 ‘무한 도전’이 눈부시다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09.10.2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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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동계올림픽 준비 ‘순조’…한국 스포츠 발전에 대한 기대도 한 몸에

낭중지추(囊中之錐·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는 뜻)라는 사자성어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를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김연아는 스포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세 미만 차세대 인물로 선정되었다. 스포츠계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30%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그는 <시사저널>이 지난 8월 보도한 한국을 움직이는 스포츠 스타 1위로도 꼽혔다.

김연아는 이제 단순한 스포츠 선수를 뛰어넘어 하나의 거대한 ‘권력’이 되었다. 그녀가 입은 의상 하나, 표정 하나가 뉴스가 될 정도이다. 광고업계에서 가장 먼저 모시고 싶은 모델 0순위에 오를 정도로 상품성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그녀가 국내외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국민의 뇌리에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2009~10 시즌을 맞아 김연아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이번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 김연아

시즌 첫 무대는 10월15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트로피 에릭 봉파르’이다. 이번 대회에는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와 세계 랭킹 1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4위 나카노 유카리(일본), 미국 피겨의 기대주 캐롤라인 장 등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최근 일본 외신은 김연아의 경쟁자인 아사다 마오의 부진을 전했다. 외신들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경쟁을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전초전’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나 이미 김연아가 앞서가고 있는 흐름이다. ISU가 지난 10월11일(현지 시각) 발표한 여자 피겨스케이팅 세계 랭킹에서 김연아는 3840점으로, 캐롤리나 코스트너(3861점)에 불과 21점 뒤진 2위에 올라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김연아는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이다. 올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207.7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동시에 여자 싱글 피겨 스케이트 사상 최초로 2백점을 돌파했다.

특히 쇼트프로그램 점수는 종전 자신이 세운 72.24를 뛰어넘는 76.12를 기록하는 등 신기록 갱신 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김연아는 그동안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클럽빙상장에서 철저한 보안 속에 새 시즌을 준비해왔다. 그녀는 시니어 무대 데뷔 이후 최고로 평가받았던 2008~09 시즌보다 점프 완성도는 물론 연기력까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녀는 최근 언론을 통해 “전체적인 컨디션을 보았을 때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지난해 이맘때보다 준비가 더 완벽해진 것 같다”라며 자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에서 <죽음의 무도>(쇼트프로그램)와 <세헤라자드>(프리스케이팅)에 맞춰 나래를 펼쳤던 김연아가 이번에는 영화 <007 시리즈> 메들리와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에 맞춰 빙판을 가른다. 이번 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는 2010 밴쿠버올림픽을 염두에 둔 첫 무대인 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그녀는 지난 10월15일 대한민국 체육상도 수상했다.

박지성·홍명보·문대성도 스포츠 미래 짊어질 ‘준비된 영웅’들

김연아에 이어 박지성 축구선수와 홍명보 축구감독이 각각 26%의 지지를 받아 차세대 리더로 선정되었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연장 계약을 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축구를 통해 ‘성공신화’를 보여준 한 전형이다. 사람들은 무명이었던 그가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유럽 무대에 진출해 맹활약을 펼치며 거액을 벌어들이는 것을 보면서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특별히 잘나거나 못난 것도 아닌 외모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성실함이 사람들의 정서에도 호소력이 있게 먹힌다. 

홍명보 감독은 진작부터 축구 샛별들의 ‘큰형’이었다. 말은 적으나 오랜 경험과 속 깊은 사고에서 오는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홍감독은 장래 한국 축구계를 이끌 지도자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현장 경험은 물론 이론 공부와 국제 감각을 익히는 데도 열심인 노력형이다. 선후배는 물론이고 언론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싫어하는 이가 거의 없는 것도 장점이다. 감독으로서 첫 무대였던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면서 성공적으로 신고식을 치렀다. 이런 분위기로 미루어볼 때 향후 축구계에서 홍감독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홍감독의 뒤를 이어 이름을 올린 사람은 지난해 올림픽 선수위원이 되어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 데뷔한 문대성 동아대 교수이다. 그는 장기인 뒤돌려차기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특히 태권도계에서 주목되는 인물이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이미지를 구겼던 박태환 수영선수는 요즘 재기에 열심이다. 아직 가능성이 무한하기에 전문가들은 그가 또다시 수영계에 새로운 신화를 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많은 전문가가 그를 여전히 한국 스포츠계의 차세대 리더로 꼽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현재 박태환은 전문가들로 꾸려진 별도 팀으로부터 집중적으로 조련을 받고 있다.

이 밖에 최근 들어 다시 예전의 구질이 살아나고 있는 박찬호 야구선수와 한국 역도의 간판 장미란 선수, 쇼트트랙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전이경 스포츠 해설가, 이번 시즌에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으나 일본 야구에 한국 야구의 매운 맛을 보여준 이승엽 선수, 유도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하형주 동아대 교수가 그 뒤를 이어 ‘스포츠 차세대 리더’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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