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세계를 조각하고 그리는 ‘글로벌 아티스트’들이 뛰고 있다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09.10.2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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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서도호·조강훈, 개성 있는 작품으로 왕성한 활동 펼쳐 공동 1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로 뽑힌 이불과 공동 1위인 서도호, 4위인 최정화는 ‘글로벌 플레이어’이다. 홍익대 조소과를 나온 이불은 1990년대부터 도발적인 퍼포먼스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 등을 수상하면서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가 된 이불에 대해 미술평론가 이재언씨는 “엽기적이고 음란해 보이면서도 반항적이고, 그러면서도 우수와 여운이 주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라고 평했다. 시간이 흘러서인지, 아니면 그런 도발적인 이미지가 익숙해져서인지 몰라도 이불의 작품은 최근 초대형 복합쇼핑몰에 설치되는 등 대중과 친숙해지고 있다.

이 복합쇼핑몰 외부에는 서도호의 설치 작품 <카르마>도 설치되었다. 뉴욕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서도호는 요즘에는 베를린에서 1년 예정으로 머무르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대를 졸업한 뒤 20대에 미국으로 활동 본거지를 옮긴 그는 자신의 서울 성북동 한옥집에 대한 기억을 작품 속에 적극 반영해 세계의 미술 관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한옥이 미국 서부의 어느 가옥으로 떨어진 이미지를 형상화한 설치 작품에 대해 “집은 개인적 공간인 동시에 문화의 결정판이고, 옷은 몸을 보호하는 것이되 신체에 대한 해석이자 몸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내 작품 속) 건축과 옷은 이같은 동·서양의 시선 차이를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공동 1위에 오른 조강훈 미술협회 경기도지회장은 내년 1월에 예정되어 있는 미술협회 이사장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4위에 오른 김수정 서울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는 인터랙티브 멀티미디어 작가이다. 김두섭·박금준 등과 더불어 3세대 디자이너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한 명이다. 소리 혹은 사람의 행동에 반응하는 다양한 컴퓨터그래픽 작업에 주력하고 있는 그는, 퓨전 타악 그룹 ‘공명’과 국내 최초로 음악과 그래픽의 영상 협연을 시도하기도 했다. 최근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와 손을 잡고 ‘모바일폰을 위한 시각적 패턴의 표피’라는 산학 협동 프로젝트도 선보였고, 지난해 정부의 여권 디자인공모전에서 최우수 작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해외 여행객들은 조만간 그의 작품을 하나씩 소장하게 될 전망이다.

최정화 작가, 장르 넘나드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인지도 높아

최근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펴는 작가 중 한 명인 최정화씨는, 요즘은 옛 기무사 건물 옥상에 플라스틱 소쿠리로 거대한 장벽을 만드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10월22일 시작하는 ‘기무사 부지 미술관 전환 기념전’에 출품하는 <총, 균, 쇠 2009>라는 작품이다. 그가 최근 몇 년간 벌여온 소쿠리 작업 중 가장 스케일이 큰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정화는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의 미술 작업을 진행했고, 출판사 아트디렉터, 건축디자인과 교수 등의 이력에서 보듯 영화, 인테리어, 설치미술 등 장르를 넘나드는 기발한 상상력과 왕성한 활동을 펼쳐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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