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발연-리스나의 수상한 계약서
  • 정락인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09.10.27 13: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공성진 의원측이 제시한 국발연과 리스나의 계약서.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지난 10월23일 오후가 되어서야 <시사저널>이 질의한 답변서를 보내왔다. 아울러 위기관리포럼 사무실에 대한 계약서 사본을 첨부했다. 그런데 이 계약서가 아주 수상하다. 일단 이 계약서를 작성한 주체가 그렇다. 계약서를 보면 지난해 12월23일에 국가발전전략연구회(이하 국발연)와 ㈜리스나가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국발연은 지난 2007년 12월26일에 공식적으로 해체된 한나라당 당내 모임이다.

국발연은 지난 2004년 5월 이재오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현 국민권익위원장)이 주도해서 만들었다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후 당 안팎에서 ‘이재오 계파’라는 인식이 팽배해지자 부담을 느끼고 스스로 공중분해했다. 그런데 실체가 없는 국발연과 ㈜리스나가 계약을 맺었다는 것과, 실제 소유주가 있는데도 국발연과 리스나가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공성진 의원실의 김완철 보좌관은 “국발연은 해체가 되었지만 사단법인으로 되어 있어서 법인이 살아 있었다. 내가 사무처장 역할을 한 것이어서 나와 (리스나의) 이혁기 사장이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해명했다. 국발연 운영과 관련해 해체 직전 사무처장을 맡았던 김해수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당시 국발연은 당내 의원 모임과 사단법인이 동시에 존재했다. 2007년 12월 공식 해체된 후 지금의 법인은 명맥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 지난 2007년 12월26일 국가발전전략연구회는 기자회견(위)을 열고 공식 해체되었다. 뒤에서 왼쪽이 공성진 의원. 가운데 중앙이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다. ⓒ연합뉴스

계약서의 진위가 의심스러운 것은 또 있다. 위기관리포럼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사무실 월세(월 1백40만원) 4백20만원을 내지 않았다. 오피스텔의 실제 명의자의 남편 김 아무개씨는 3개월째 월세가 밀리자 포럼 사무실에 임대료를 내라고 재촉했다. 김씨에 따르면 “월세를 계속 내지 않으면 방을 빼라, 아니면 명도 소송을 걸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때 등장한 것이 ㈜리스나였다. 이 회사의 한 아무개 과장이 지난 4월 초에 김씨에게 전화한 뒤 그동안 밀린 3개월치 월세(10만원 인상분 포함) 4백50만원을 김씨의 통장으로 입금했다.

김씨는 “그 뒤부터 매월 통장에 송금자가 ‘㈜리스나’로 해서 1백50만원의 월세가 입금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리스나는 자꾸만 계약서를 쓰자고 했으나 원 계약서가 없어서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소유주와 리스나가 계약서를 쓰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공성진 의원실에서 제시한 계약서대로 리스나가 지난해 12월부터 사무실 공동 계약을 했다면 올해 1~3월까지 월세가 밀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공성진 의원실에서 포럼을 전담하다가 퇴사한 김 아무개씨도 계약서의 존재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김씨는 “내가 포럼 일을 했기 때문에 1주일에 최소 4~5번은 갔으나 리스나 직원이나 연구원 등 관련자들은 한 번도 본적이 없다. 만약 그런 계약서가 있다면 가짜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