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과 운의 합작품 떴다
  • 이 은 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9.10.2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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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 불편 덜어주는 정보 연결 프로그램 ‘씰’ 개발해 주목

박미영씨는 지난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 크런치(TechCrunch50) 컨퍼런스에 참가한 실력파 창업가이다. 선정된 50개팀 가운데 대학생은 박씨가 유일했다. 그녀가 ‘%g(프로그램)’ 회사를 창업한 지 1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 창업 이후 박씨는 한 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다. 남들은 뛸 듯이 기뻐했을 일이지만 박씨는 오히려 불쾌했다고 한다. 자신을 CEO가 아닌 일개 대학생으로 취급했다는 생각에서다. 그만큼 박씨는 사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창업은 공모전에서 당선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평소 MBC <무한도전>을 즐겨보던 박씨는 <무한도전>과 관련된 글을 보려면 여러 사이트를 찾아다녀야 하는 검색 환경에 불편함을 느꼈다. 자신이 좋아하는 정보를 자신의 공간에서 받아볼 수 있는 연결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연결 고리는 ‘씰’로 표현하기로 했다. 즉, 자신의 블로그에 씰을 달아놓으면 관련 정보들이 알아서 차곡차곡 쌓이는 시스템을 생각해낸 것이다.

대학생 창업 경진 대회 수상 후 사업화 길 열려

ⓒ시사저널 임영무
박씨는 이 아이디어 하나로 2007년 ‘대한민국 대학생 창업 경진대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상을 수상했다. 수상 상금과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창업에 나섰다. 사무실은 학교 총장에게 부탁해 무상으로 임대받았다. 꼬박 1년 동안 디자인과 프로그램을 맡길 전문가를 찾고, 씰에 담길 콘텐츠를 구축하는 작업을 해나갔다.

실타래(http://sealtale.com) 사이트를 개설하고, 지난해 11월 사업자 등록을 냈다. 현재 사이트에 등록된 씰은 3백여 개. 기업이 광고를 위해 제작한 씰도 있고, 네티즌이 개인적 관심에서 만든 씰도 있다. 수익은 광고 목적으로 씰을 만든 기업이 지불하는 비용에서 발생한다. 현재 연 6천만~7천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그녀에게 창업은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의식을 갖고 살아가게끔 하는 힘이자,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통로이다. 앳된 외모와 달리 박씨의 사업 철학은 사뭇 진지하다. “에이즈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씰’도 제작하고 있다. 부정적 인식들을 개선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기부도 계속 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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