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도 성폭행해 두 번 죽은 ‘교주’
  • 정락인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09.11.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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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탈퇴한 피해 여성,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정신적 고통받은 것 명백” 판결

▲ 여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수감된 정명석 JMS 총재(왼쪽). ⓒ시사저널 사진자료

여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정명석 JMS(Jesus Morning Star) 총재(63)가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내게 생겼다. 지난 11월16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정씨에게 성폭행당한 김 아무개씨(29)가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정씨는 김씨에게 5천만원을 지급하라’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정씨가 성폭행을 해서 김씨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고,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이 명백하다”라며 이같이 판결했다.

정명석 총재는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외국에서 도피 생활을 했으나, 지난 2월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국내로 강제 소환되었다. 정총재는 도피 중 말레이시아와 홍콩 등에서 한국인 여신도 5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되었고, 지난 4월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정총재의 여신도 성폭행 과정을 요약하면 30개론 전파→정명석 추앙→신부 교육으로 이어지는 3단계 과정을 거친다. 아래는 법원의 판결문을 입수해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정명석 JMS 총재는 지난 1980년쯤부터 포교 활동을 시작했다. 정총재는 통일교 원리 강론을 요약·인용한 것으로 성경을 재해석한 30개론 등을 기본 교리로 삼았다. 1982년쯤에는 ‘한국대학생애천선교회’를 창립해 선교 활동을 했고, 1983년에는 예수교 대한감리교회단에 가입했다. 1986년에는 자신의 교리를 믿고 따르는 신도들을 규합해 JMS를 조직했다. 정총재는 그 후 단체의 명칭을 몇 번에 걸쳐 개칭했고, 1999년 10월에는 ‘기독교복음선교회’로 바꾸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정총재는 JMS를 거대한 종교 단체로 성장시켰다. 그리고 자신은 ‘교주’ 또는 ‘총재’로서 ‘선생님’이라는 칭호로 불렸고, 신도들에게는 절대적인 종교적 권위를 행사했다.

JMS의 핵심 교리인 ‘30개론’은 주로 통일교 원리를 요약·인용하고 있다. 성경이 비유·은유적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해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예수님이 현실의 이 땅 위에 새롭고 놀라운 말씀을 가지고 수많은 사람의 무리를 이끌고 재림한다는 것이다. 그 재림 예수가 정총재일 수밖에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암시하고 있다. JMS의 신도들은 그를 메시아로 믿고 실제로 그의 앞에서 그가 메시아임을 고백하기도 했다. 정총재도 “나는 하나님이 보낸 재림 예수이고, 사람을 축복하거나 저주할 수 있으며, 만병을 낫게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등 공공연하게 스스로를 예수라고 칭했다.

JMS의 간부들은 정총재를 신격화하고 그의 생가인 충남 금산시 월명동 본부 일대를 성역화했다. 그러면서 “메시아인 정명석 선생의 사랑은 아무나 받지 못하는 선택된 행위이고 하늘의 생명책에도 구원받도록 되어 있는 은혜이다” 또는 “믿음을 테스트하는 선생님의 어떤 행위이든 참고 받아들이라”라고 신도들에게 주입시켰다. 정총재도 신도들에게 “하나님이 나에게 세상의 모든 여자를 허락하셨다” “‘예수님이 내 몸을 통해 기뻐하신다” “나를 거역하면 큰일 난다”라고 말했다. 이미 철저하게 세뇌 교육을 받은 여신도들은 밀교적 분위기 속에서 논리적 판단력을 상실한 채 최면당하듯 정총재에게 강간이나 강제 추행을 당했다.

그러다가 지난 1999년 1월6일 JMS를 탈퇴한 신도가 JMS의 다른 신도들에게 납치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후 MBC 등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서 ‘탈퇴 신도 납치극’ ‘종교 집단 성 파문’ 등의 보도가 나가면서 정총재의 성 관련 비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정총재의 비리가 폭로되면서 정총재를 의심하는 신도들도 덩달아 생겨났다. 그러자 정총재는 신도들이 자신의 말을 거역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추종자들과 함께 다른 신도들에게 “방송 등에서 피고를 무고하고 음해하고 있으니 절대로 믿지 마라” “방송을 보면 무기한 금식에 처한다” “피고의 비리를 폭로한 인터넷 사이트(www.antijms.or.kr)에 들어가 글을 읽으면 구원이 사라진다”라고 겁을 주면서 신도들에게 절대 복종을 강요했다.

▲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판결문.

여신도들을 해외 은신처로 불러들여 추행

지난 2000년에는 JMS를 탈퇴한 일부 신도들이 정총재를 수사 기관에 고소했고, 수사가 진행되자 정총재는 2001년 3월16일 해외로 도피했다. 해외 은신처에서는 정총재를 맹종하는 신도들에게 항상 자신을 호위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등을 통해 국내 JMS 신도들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어린 여신도들에게는 “재림 예수로서 나의 말을 거역하거나 의심을 하면 저주를 받는다”라거나 “구원을 받지 못한다”라고 지속적으로 세뇌시켰다. 그러면서 여신도들을 해외 은신처로 불러들여 간음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김 아무개씨는 지난 1998년 5월쯤 JMS에 들어갔다. 김씨는 그 후 약 7년간 전도와 강의 등 종교 활동에 전념하면서 정총재를 메시아로 믿고 그의 절대적인 권위에 복종했다. 김씨는 2006년 3월29일 정총재가 해외에서 도피 중일 때 선교 활동의 일환으로 태권도 시범을 보이기 위해 다른 여자 신도 네 명, 남자 신도 아홉 명과 함께 정총재가 거주하는 중국 안산 시에 갔다.

김씨를 비롯한 태권도 시범단은 같은 해 3월31일에 그곳 태권도장에서 시범을 보인 후 여자 시범단은 4월2일에 정총재가 거주하는 숙소로 이동했다. 정총재는 다음 날 오전 4시부터 6시 사이에 김씨를 자신의 숙소 목욕탕으로 데리고 간 후 옷을 벗기고 바닥에 눕게 했다. 김씨가 몸을 움츠리고 저항하자 정총재는 “힘을 빼라”라면서 손으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때린 후 강간했다. 이로 인해 김씨는 처녀막 파열상을 입었다. 정총재는 지난 2월10일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강간 치상 혐의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한편, <시사저널>은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JMS 정명석 총재의 비리와 성폭행 사실을 줄기차게 고발해왔다. 지금까지 정명석 총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한 피해 여성 일곱 명과 인터뷰해 JMS 입교에서부터 성폭행이 있기 직전까지의 과정을 분석하기도 했다. 지난 2006년 4월에는 해외 도피 중인 정명석 총재를 만나기 위해 중국에 간 <시사저널> 기자가 첸산 정총재의 호화 별장 정문에서 JMS 신도 2명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별장 안에 억류되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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