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대학 역사 찾아나선 ‘호기심 청년’, 일 냈다
  • 이경희 인턴 기자 ()
  • 승인 2009.12.08 15: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사(校史) 자료 기증하는 권준현씨

ⓒ시사저널 임영무

우리나라에 6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가 있다. 바로 ‘성균관대학교’이다. 학교 로고 아래에는 학교의 역사를 나타내는 ‘1398’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그런데 진짜일까? 이런 의문을 가지고 학교 역사에 관한 자료를 모아 기증한 사람이 있다. 이 학교 출신의 권준현씨(27)가 그 주인공이다.

절반의 ‘호기심’과 절반의 ‘의심’으로 1학년 때부터 시작한 교사(校史) 자료 수집은 지난 2월 졸업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 결과 40여 점에 달하는 관련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다. 권씨는 전국 고서점과 골동품 상점을 뒤지며 학교의 역사를 추적해갔다. 중점을 두고 찾았던 것은 광복 전 일제 강점기 때의 문서였다. ‘경학원 잡지’ 7권을 구한 것은,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였다. 경학원은 일제 강점기 때 성균관이 개칭된 이름이다. 경학원 잡지는 일종의 ‘학술지’로 경학에 대한 논문과 시론 등이 실려 있다. 재학생이 그 잡지를 직접 발굴해 학교에 기증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 밖에 그 당시 성균관대의 뿌리에 정당성을 부여할 만한 입학 지원 서류와 일제 패망 후 명륜학원을 인수한 사람의 모습이 담긴 사진, 경학원을 성균관으로 복권시킨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 등을 찾았다. 그는 “자료를 수집할수록 성균관대 6백년 역사에 대해 수긍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1950년대 선배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자료를 구하고 이야기를 들으러 다녔을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이 일에 임했다. 그는 “얼마 전 1950~60년대에 근무한 교수들의 명단이 필요했던 학교측이 내가 기증한 자료로 도움을 받았을 때는 보람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